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심 원장의 공방을 찾아 전통 매듭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통 매듭의 역사에 대해 말해 달라.
"전통 매듭의 종류가 많아서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다. 대략 소개하자면 매듭은 통일신라시대부터 궁중에서 많이 이용됐다. 옛날에 매듭을 만들 때는 끈을 짜는 장인, 염색을 담당하는 염색장, 매듭을 짜는 매듭장, 술을 만드는 술장 이렇게 네 부분으로 구분돼 있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다 도맡아서 하고 있다."
- 전통 매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왕고모님에게 아버지가 전수받은 매듭을 직접 배우게 됐는데 집안 대대로 이어져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정확하게 잘 배운 것 같다."
- 전통 매듭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들이 매듭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모르겠지만 40년 넘게 해오면서도 매듭을 계속 연구하게 된다. 날마다 애착이 늘어간다. 세계 어느 작가의 작품보다 우리나라 전통 매듭이 더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 전통 매듭을 다른 나라의 매듭과 비교한다면.
"2년마다 일본과 교류한다. 2004년엔 한국 역사박물관에서 매듭전을 했고, 올해엔 교토 문화박물관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교류할 때 상대방의 매듭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에선 나이롱사를 많이 쓰는데 매듭을 맺으면 축 쳐져서 모양이 없어진다. 하지만 나이롱사도 우리 기법을 이용하면 단단하게 조여진 전통 매듭이 된다. 한국에선 매듭을 송곳으로 엮는 반면 일본은 핀셋으로, 서양은 손으로 엮는 것이 다르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현재 전통 매듭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이것을 책자로 정리해 '전통 매듭은 이런 것'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또한 전통 매듭을 현대 매듭과 접목해 시민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많이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방을 찾은 대학생 박세진(23)씨는 줄 하나로 매듭이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다며 전통을 지키기 위해선 직접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