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의 숨겨진 지상낙원 - 두브로브니크"
우연히 길을 걷다 키오스크에 진열된 여행책자 표지가 눈에 띄었다. 이 한마디의 문구와 '두브로브니크' 의 절경 사진을 보는 순간 감탄도 생각도 잠깐 -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왜 가는지를 모르는 채 사진 한 장에 시작된 여행은 동기와 목적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선험적인 느낌에 충실할 뿐이다.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렙에서 떠난 버스는 11시간을 달려 '크로아티아의 진주'라고 하는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하였다. 사진 속 두브로브니크의 절경을 보기위해서는 구시가지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구시가지 입구에 도착하자 높은 성벽이 내려다보고 있었고 주변은 10월 중순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으로 혼잡해 보였다. 구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25m 높이의 견고한 성벽 위를 먼저 거닐기로 하였다.
약 2km의 성벽 위를 거닐다 바다와 맞닿은 절벽 부분에 이르자 아드리아해의 신비로운 숨결이 보이는 듯 했다. 성벽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절벽으로 부딪혀 사라지는 하얀 파도와 고요한 초록빛 파란바다의 이중창은 마술같은 자연의 풍광들과 조우하는 정지된 시간과도 같았다.
성벽에서 내려와 드브로브니크 성안으로 첫발을 내밀자 다가온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회색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석회석으로 잘 정돈된 중앙광장 그리고 좁고 좁은 길들과 돌로 만들어진 경사진 길들은 새로운 빛 속에서 바라보는 반가운 낯선 만남이었다.
약 200여 미터의 중앙로를 이리저리 거닐며 소박한 작은 상점들을 구경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행복과 즐거움을 채울 수 있었다. 구시가지의 명품(?)은 바로 크고 먹음직스러운 '두브로브니크' 아이스크림이다. 저렴하고 너무나 맛있는 이 아이스크림은 관광객들의 손에 끊임없이 붙어 다니는 명품이었다.
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세 번째 찾아가자 필자를 알아보고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주는 것이 아닌가! 친철하고 수십 개의(한국어 포함) 언어를 구사하는 재미있는 그 크로아티아 젊은이가 인상적이었다.(자신의 모습을 꼭 촬영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는 1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같은 거리와 골목을 열번 백번 거닐어도 또 가고 싶은 그런 마술적 힘을 가지고 있는 안식처였다. 이곳에서 계획은 무의미하다. 머리보다 가슴에 따라 움직이고 수많은 경이로움을 맛보는 것 단지 그것뿐이었다. 성벽으로 둘러쌓인 숨겨진 지상낙원이었다.
성밖으로 나가자 크고 작은 요트와 배들이 평화롭게 정박해 있었다. 초록빛 바다에 비친 하얀색 요트들의 실루엣이 인상적이고 아름다웠다. 아드리아해가 눈앞에 펼쳐지며 달려오는 파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벤치에 잠시 앉아 여행이 주는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마음속 깊이 채워보았다.
구시가지를 조금 벗어나 언덕을 따라 약 30분을 거닐자, 여행책자와 엽서의 그 모습 - '크로아티아의 보석 -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하는 두브로브니크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그렇게 바라던 그 장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내려다본 두브로브니크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10분이라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마지막 한 순간만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보고 싶다. 새로운 풍경이 아닌 새로운 눈을 가져다 주었다."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며 푸시킨의 한 시구가 떠올랐다.
"나는 신이 당신으로 하여금
타인의 사랑을 받게 만든 바
그대로 진심으로, 부드럽게
당신을 사랑했소
나는 신이 당신으로 하여금 타인의 사랑을 받게 만든 바"
-두브로브니크에서
덧붙이는 글 | -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공식 관광사이트
www.tzdubrovnik.hr
- 가는 방법
1.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렙에서 버스로 11시간 (약 20-26유로)
(국제학생증 소지시 20%할인)
* 시간과 시즌에 다라 가격이 다르므로, 자그렙을 포함 크로아티아 여행안내소에서 시간표와 가격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친절하게도 프린트까지 해준다.
2. 이탈리아 안코나에서 여객선으로 9시간 (약 30유로부터)
- 두브로브니크에서 갈 수 있는 여행편
1. 버스로 몬테네그로의 해안도시 코토르나 바르 (버스 2 / 4-5시간)
2. 이탈리아의 안코나 (배 9시간)
3. 크로아티아의 해안도시 스플리트와 자다르 (버스)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렙 (버스 11시간)
- 숙박
1. 현지 민박 (10-15유로)
2.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호객행위 아줌마를 통해 (성수기)
3. 올드타운에서 Sobe라고 표시된 집을 직접 찾아서 흥정 (비수기)
* Tip
- 버스를 탈때는 무조건 해안가 쪽으로 - 절경을 한눈에 감상
- 학생증 소지시 무조건 할인 (박물관, 성벽관람, 버스등)
- 아이스크림과해산물요리는 반드시
- 구시가지 부두에서 주변 섬으로 운항하는 크루즈를 꼭 이용할 것.
(가격도 저렴하고 섬에서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