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저녁5시경 부산 서면 스타벅스 앞. 아직 크리스마스는 약 한달 가까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산타복장을 한 사람들, 루돌프사슴의 빨간코와 빨간 사슴뿔을 단 청소년들과 청년들로 북적북적하다.
부산민족민주청년회(이하 부산민청)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주최하는 '2006년 사랑의 몰래산타'에 약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거리퍼레이드가 벌어진 것.
"여러분 몰래산타대작전을 시작합시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동시에 모두들 아기자기한 몸짓과 함께 부르는 루돌프사슴코 노래에 12월 초순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 이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마다 핸드폰을 꺼내들고 폰카를 찍거나 '몰래산타'에 참여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밀려들기도 했다.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몰래산타대작전>
이들은 서면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몰래산타'를 알리는 한편 크리스마스 캐롤노래를 부르며 몰래산타 거리퍼레이드를 펼쳤다.
연말이면 지역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찾아 희망과 용기를 주기위해 계획된 '몰래산타대작전'은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3년째.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몰래산타들이 직접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찾아가 특별한 파티도 열고 선물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몰래산타대작전은 소외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넘어 최근엔 이주노동자들의 아이들에게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이미 부산지역에만 신문이나 포스터를 보고 연락을 주거나 찾아온 중고등학생을 비롯 20-30대 시민 약 450여명 이상이 참여신청을 했다.
안혜영 부산지역 몰래산타준비위원장은 "연말 좋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할 기회를 주고자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몰래산타로 분장해 연말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게 된다"며 "이를 통해 단순봉사만이 아닌 심각해지는 사회양극화 문제도 함께 공유하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근본적 취지도 밝혔다.
단순봉사를 넘어 사회양극화 문제도 함께 공유
포스터를 보고 몰래산타에 참여했다는 양산에 사는 이찬미(21)씨는 "따뜻한 산타가 된 기분"이라며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고.
거리퍼레이드에서 캐롤송을 열심히 부르던 석포여중의 김효라(16) 학생도 "연말에 불우한 이웃에게 특별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했다"고 참가 의의를 전했다.
해운대에 사는 안현철(26)씨는 "곧 산타교육을 받은 뒤에 24일 저녁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직접 찾아가게 된다"며 "아이들을 위해 산타분장을 할 생각을 하면 설레인다"고 말했다.
2006년 몰래산타 부산지역 준비위에 따르면 12월 13일 '몰래산타학교'가 마련되며 금정구와 북구, 동래구를 비롯 부산 전 지역으로 흩어져 12월 24일 몰래산타대작전을 펼치게 된다.
24일 몰래산타들이 사회양극화로 소외되고 있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안겨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