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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회는 700여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회는 700여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 계명대학교
"제 싸이홈피 일촌이나 일촌 대기자 있어요? 난 '싸이질' 하면서 '눈팅'만 하는 사람들은 싫은데(좌중 웃음)…."

5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7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이 대학 총대의원회가 주최하는 초청강연회를 성황리에 끝맺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학생들의 눈 높이에 맞춘 듯 '일촌' '눈팅' 등 네티즌 용어를 적절히 섞어가며 '부드러운' 강연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도 ▲열차페리 구상 ▲21세기형 신 리더십 ▲일자리 창출 등 국가적인 비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네티즌 눈높이 맞추면서 포부는 거침없이

@BRI@이날 '테러 대비'까지 기획했다며 초청 강연회 주최 측에 대한 칭찬으로 말문을 연 박 전대표는 자신의 전공인 전자공학과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경험과 연관지었다.

박 전 대표는 "60년대엔 합판과 가발 등을 1년 12달 수출해도 연간 1억달러를 벌어들인 시절이었다"면서 "그 당시 청와대에서는 100억 달러 목표를 위해 성장동력을 이야기했고 주목한 것이 전자산업이었기 때문에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금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으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된다"면서 "좀더 개방적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한 인재가 국가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전 대표는 최근 정책공약으로 내놓은 '열차페리'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동북아 물류중심도시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남북이 분단돼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변화되기 기다릴 수만은 없고 대안으로 중국을 연결하고 유럽으로 깊숙히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가 인재를 대한민국이 원하는 리더로 키우려면 세계로 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나부터 노력해서 여러분의 길을 넓혀주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하드웨어는 최고지만 리더십이 문제"

ⓒ 계명대학교
박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지적하는 현 정권의 문제점은 바로 '국가리더십'의 문제였다.

박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고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이런 나라에서 학생들은 일자리를 걱정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학생들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 국가 리더십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가리더십을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빗대어 설명했다.

"컴퓨터가 아무리 펜티엄급으로 최신형이라도 운영체제가 윈도우 엑스피(XP)가 아닌 도스(DOS)라면 그 컴퓨터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적인 하드웨어도 국민의 능력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운영하는 리더십의 문제, 바로 지도자의 문제가 있다"

박 전 대표는 "희망을 찾기 위해 국가적인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야하고 이는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살리겠다는 식만으로 안 된다"면서 "(새로운 리더십은) 국민의 자율과 창의가 확대되고 국민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박 전 대표는 새로운 국가리더십의 실체를 다소 구체화했다.

박 전 대표는 "지금 이 시대에 특별히 요구되는 리더십은 신뢰와 화합의 리더십"이라면서 "현재 우리 국민들은 세대간·지역간·이념적으로 갈라지고 흩어져 있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지율은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검증 많이 남아"

5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계명대 초청 강연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강연회장 바깥에서 '박근혜 화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히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5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계명대 초청 강연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강연회장 바깥에서 '박근혜 화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히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날 강연에서는 박 전 대표의 아픈 구석도 언급됐다. 최근 좀처럼 극복되지 못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그것.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여유를 보였다. 오히려 자신감을 실어 답했다.

그는 "지지율이라는 것은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자리가 막중하고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들도 고민을 많이 하고 앞으로 선택할 것이고 검증도 많이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여성 후보라는 점을 약점이자 강점으로 내세워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말이 끝을 맺자 여대생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도 있지만 편견도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어머니들이 얼마나 위대하나. 자기 자식은 식은 밥 먹으면서도 가정이 위기에 처했을 땐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다. 남자와 여자사이에 누가 강한 것은 힘의 세기 보다는 신뢰의 리더십을 가졌는냐의 문제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강연회에 당내 최대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고향인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포항에 도착해 영일신항만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포항 죽도 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 등 번영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박 전 대표는 뉴라이트 포항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포항 방문은 대표 시절에도 드문 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산업화 시대의 산실이자 이 전 시장의 고향인 포항에 대한 영남권 지지세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주최측, 참석 학생들 위해 수업불참 협조문도 배포

ⓒ계명대학교

5일 박근혜 전 대표의 계명대 초청 강연회는 학생들의 관심 속에서 시종일관 열기를 더했다.

이날 오후 2시 초청강연이 열리기 앞선 계명대 의양관 운제실은 700여명 이상이 모여 이미 만원을 이뤘고, 일찌감치 자리를 찾지 못한 100여명의 학생들은 의양관 로비와 의양관 앞 광장까지 나와 현장에 다소 늦게 도착한 박 전 대표를 기다렸다.

몇몇 여학생들은 즉석에서 만든 듯 보이는 '박근혜 화이팅'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펼쳐 들고 박 대표를 기다렸다. 1시간을 갓 넘긴 강연 후에는 박 전 대표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기 위해 늘어선 학생들로 20분 이상을 할애해야 했다.

이날 강연회는 이 대학 총대의원회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총대의원회는 수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청강연회를 참석한 학생들을 위해 담당 교수들에게 제출할 수 있는 별도의 협조문을 나눠주는 등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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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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