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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라이트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나라당에서 공들이고 있는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누구를 차기 대선후보로 점찍고 있을까?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가 "묘하게 뉴라이트 내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선호가 상당히 있다"며 "반면 구보수(올드라이트) 쪽은 확실하게 박근혜 전 대표를 선호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뉴라이트 진영과 한나라당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선호도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완력을 자랑하고 있어"

@BRI@신지호 대표는 지난 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연결된 강재섭 대표가 색깔론을 야기한 것이 박 전 대표의 선호도가 낮은 원인 중 하나"라며 "유치한 색깔론을 제기하는 사람이나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는 사람은 뒤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 듯, 그는 "올드라이트가 박 전 대표를 많이 지지한다고 하지만 박 전 대표 본인이 올드라이트가 되려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표가 감세·교육자율화·작은 정부 등 뉴라이트 의제를 많이 흡수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한 신 대표는 "뉴라이트가 사회적 흐름이 되다보니 옥석 구분도 통제도 안 되고,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져나올 수 있다"며 뉴라이트전국연합(전국연합)과 교과서포럼 등 일부 뉴라이트 단체들을 겨냥했다.

그는 "뉴라이트의 생명은 지력에서 나오는데 전국연합은 완력을 자랑하고 있다"며 "스스로 한나라당 2중대를 자처하며 뉴라이트 운동을 변질·훼손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신 대표는 "내년 대선을 거치면서 뉴라이트 운동에도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계속 싱크탱크운동이나 대중운동, 사회운동으로 남을 부분과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부분으로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나라당 등 어떤 정당의 경선과정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본선 때는 우리의 정책을 받아들일 후보와 정책연합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과의 연대는 당이 아니라 후보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2008년 총선에는 뉴라이트 이름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정치권 진출을 할 것"이라며 "자유주의연대가 몽땅 정치세력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실정치 참여와 관련, 지난 1884년 1월 영국에서 출범한 '페이비언 소사이어티(Fabian Society)'를 대안모델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회원 중 일부가 정치권에 진출하더라도 자유주의연대가 정치권 조직이 되는 게 아니다"며 "일부가 정책실현을 위해 현실정치에 들어갈 수 있지만 페이비언 소사이어티 같은 사상정책 그룹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현실정치에 참여한 사람과 긴밀한 연결을 갖는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 대표는 "집권 386은 머리가 80년대에 멎어 있다"고 비판한 뒤, "한국 386만큼 행복한 경우는 없다"며 "저항운동을 한 사람은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한국 386은 과실을 따먹는 정도가 아니라 포식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신지호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뉴라이트는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니다"

▲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보수진영의 혁신 흐름이 거세다. 자유주의연대를 주축으로 한 뉴라이트운동이 대표적인데, 보수진영의 혁신이 왜 제기되었다고 생각하나.
"2002년 대선 이후 그런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확산되었다. 불을 당긴 게 2004년 총선이었다. 탄핵이 실패하고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확산됐다. 권력을 잡고있는 동안 자기혁신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보수진영의 혁신흐름도) 대선에서 두 번 깨지고 총선에서 깨지면서 우파가 절멸되는 게 아니냐는 절박감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국의 진정한 뉴레프트는 정권을 빼앗기고 몇 번은 더 굶어봐야 (혁신흐름이) 나올지 모른다. 절박성이 없으면 안 된다. 탄핵에 성공했다면 뉴라이트는 못 나왔을 것이다. 두 번의 대선 패배에다 탄핵 실패 등이 결정적인 촉발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보수진영은 문제의 원인을 노 대통령 등 밖에서 찾았다. 내부성찰과 개혁은 소홀히 했다. 그러다가 탄핵에 실패함으로써 내부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뉴라이트가 나온 것이다."

- 뉴라이트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뉴라이트란 이름을 단 단체들이 부쩍 많아졌다.
"뉴라이트는 하나의 조직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경향성이다. 그런 점에서 '패션'이라는 말도 맞다. 이렇게 사회적 흐름이 되다 보니 옥석 구분이 안 되고, 통제도 안되고,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져나올 수 있다."

- 뉴라이트의 부상은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이 만들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런 지적에는) 오해가 있다. 제가 2004년부터 '천하사분론'을 주장해왔다. 기존의 좌우(구도)에 줄을 하나 더 그어서 혁신좌파와 수구좌파, 혁신우파와 수구우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4년 9월 4일 <미래한국>과 인터뷰했을 때 기사제목이 '수구좌파·수구우파 극복한 혁신우파 나와야'이다. 여기에 (이미) 뉴라이트의 컨셉트가 나와 있다.

우리의 움직임을 <동아>가 취재하기에 이런 설명을 했더니 '혁신우파'를 '뉴라이트'라는 영어 이름으로 바꾸었다. 내부 사람들도 혁신우파를 뉴라이트로 이름을 바꿈으로써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을 인정한다. 한글 이름을 영어 이름으로 바꾸면서 묘한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이다. 하지만 없는 개념을 <동아>가 만들어준 게 아니다. 컨셉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었다. 언론이 없는 개념을 만들어 준 게 아니라 세련되게 포장해준 것이다."

- 현재 뉴라이트 그룹 중 뉴라이트전국연합(전국연합)이 수적(10만여명)으로 가장 큰 조직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는 (회원수를) 그렇게 안 본다. 회원명부 제출해보라고 해라. 아마 회원명부도 없을 것이다. 과장이 많다. 지금 정당에서도 진성당원제가 실시되고 있다. 이것은 종이당원을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이번에 전국연합이 회원수가 10만명이라고 발표했는데 거의 다 '종이당원'이다. 이건 구태다."

- 그렇다면 뉴라이트네트워크는 회원수가 몇명인가.
"자유주의연대의 경우 가입비 내고 조직활동에 참여하는 진성회원이 200여명 정도다. 교수·변호사·의사 등이 포함돼 있다. 전국연합을 경쟁자로 의식해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숫자가 아니라 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

21세기 조직은 수직적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 네트워크다. 전국연합은 김진홍 목사를 정점으로 그 밑에 조직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우리는 상하관계로 맺어진 게 아니라 수평적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기동력있게 각자 활동하다 뭉치기도 하고 다시 떨어지기도 한다. 전국연합 홈페이지의 랭키닷컴 순위는 6170등인 반면, 자유주의연대 홈페이지는 2647등이다. 회원이 10만명이라면 왜 그것밖에 안나오나."

"체육관에 모아놓고 행사하는 게 무슨 뉴라이트냐"

▲ 지난 9월 뉴라이트신노동연합 창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전국연합은 직능과 부문, 지역이 통합된 조직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앨빈 토플러는 완력과 금력, 지력 등 3요소가 권력을 구성한다고 했다. 제3물결에서는 지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제1물결에서는 완력, 산업혁명 이후에는 금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정보화 혁명 이후에는 지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뉴라이트의 생명은 지력에서 나온다. 여태까지 활동실적을 보면 전국연합은 완력을 자랑하고 있다. 사람들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1주년 기념행사를 하는데, 이것은 뉴라이트가 뭔지도 모르는 행태다."

- 그렇다면 전국연합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 나갈 생각인가.
"지난 2004년 말부터 2005년 봄까지 저는 김진홍 목사랑 같이 움직였다. 김 목사를 모시고 함께 뉴라이트 운동을 하려고 했다. 미국의 우파운동이 성장해온 것을 봐도 지식인운동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해리티지재단 등이 기독교 우파운동과 만난 것이다. 우리도 종교적 기반이 없으니까 김 목사가 그런 역할을 해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한 인사가 뉴라이트충청포럼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 인사가 출범식 축사를 해달라고 해서 제가 곤란하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김 목사가 회의에서 한 결정을 어기고 그 행사에 참석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어 갈라섰고, 김 목사는 전국연합을 만들었다.

김 목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분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재주는 있다. 우리가 전략기획본부라면, 거기는 판매본부라고 할까. 우리가 컨텐츠를 생산하면, 그들은 이것을 대중적으로 설득하는 역할을 하면 되지 않나. 올 상반기까지는 그런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국연합이 자의적으로 정치행위를 해버린 것이다. 지난 7월 재보궐선거 때 전국연합 소속 인사들이 두 군데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그런데 김 목사가 성북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조순형 후보를 지지했다. 원칙과 일관성이 없다.

김 목사의 조순형 후보 지지활동이나 유석춘 전 대표가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으로 간 것, 김 목사의 한나라당 합류 발언 등 뉴라이트 본류와 사전에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자의적으로 정치를 해버렸다. 그러면서 그런 역할 분담도 불가능하겠구나 싶었다."

- 지난해 3월 뉴라이트네트워크 출범이 좌절된 것도 김 목사와 신 대표가 서로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김 목사만 튀어나간 거나 다름없다. 뉴라이트충청포럼 충돌건으로 김 목사가 별도의 살림을 차린 것이지 개인 충돌은 아니다. 김 목사가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어기고 개인행동을 한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벗어난다."

"전국연합은 한나라당 2중대 자처하고 있어"

▲ 자유주의연대는 지난 2004년 11월 23일 출범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전국연합은 뉴라이트 본류인 자유주의연대와 달리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아주 적극적이다.
"스스로 한나라당 2중대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뉴라이트운동을 변질·훼손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이 잘하고 있으면 뉴라이트가 왜 나오나? 제대로 된 우파정당이 있었다면 뉴라이트가 나올 필요가 없다. 수구좌파의 시대를 끝낸다고 해서 수구우파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수구우파를 극복하는 혁신우파가 나와야 한다.

끊임없이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변화와 개혁을 촉구하는 게 뉴라이트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그런데 전국연합은 스스로 그 밑으로 기어들어갔으니 그게 뉴라이트인가? 들러리이고 한나라당 이중대다. 최근 색깔론 등장, 도덕적 해이 등 한나라당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수구우파적 요소가 강화되고 있다. 그런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게 뉴라이트다. 그런데 들러리가 돼서 뉴라이트 브랜드를 엉망으로 만들고…."

- 전국연합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까지 개입할 태세이다.
"우리는 한나라당 등 어떤 정당의 경선과정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2007년 대선은 87년 민주화 체제를 끝내고 2008년 선진화체제를 출발시키는 의미를 갖는다. 좌파정권을 우파정권으로 교체하자는 것은 전국연합의 주장이다. 정권교체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 2007년을 해석하고 인식하는 문제이지 단기냐 중기냐의 문제가 아니다.

2008년 선진화 체제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세력이 집권해야 하는가? 현재의 한나라당은 상당히 미흡하다. 우리는 2008년 선진화 체제 아젠다 세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가 바꿔야 한다는 걸 보여주면서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놓고 주요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평가할 것이다."

- 대선후보 평가는 한나라당에 국한되는가.
"아니다.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대선주자가 포함될 수 있다. 고건 전 총리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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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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