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천연의 섬에 가면 마음과 몸이 쉼을 얻을 수 있다. 사계절 어느 때라도 섬은 시절의 옷을 갈아입고 하늘의 뜻을 전한다.
평소에 섬을 찾지 않던 사람들도 여름 휴양을 위해서 섬을 종종 찾는다. 지난여름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섬은 육지와 떨어져 있어서 특별한 곳이 아니고는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지만 그 섬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불편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육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면 사람이 그리운 섬에서는 반갑다.
@BRI@지난 9월 말경 우리(섬살리기운동본부, www.islandtv.co.kr)가 전남 고흥군 첨도에 도착하였을 때 할머니들이 우리를 반겼다. 좀처럼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낙도에서는 낯선 사람이 반가운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섬살리기운동본부에서 나왔다고 소개를 하자 우리를 데리고 어디론가 인도를 한다.
그렇게 사람이 그립고 반가워하는 이곳에서도 이제는 육지의 사람들이 경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육지의 사람들이 섬에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이 이곳 첨도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더욱더 그렇다.
첨도는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편의 시설이나 관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시설은 하나도 없거니와 힘없는 노인들만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휴양차 찾는 사람들이나 낚시를 위해 찾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먹을거리는 다 알아서 준비해 온다. 그리고 여기에 남기고 가는 것은 각종 오물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버리고 간 오물들은 이 섬에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며, 그 오염은 바다로 이어진다.
할머니가 우리를 이끌고 간 곳이 바로 육지 사람들이 휴양차 와서 오물을 남기고 간 바로 그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 현장 앞에는 누가 왔다 갔는지 줄 떨어진 현수막과 채 걷어가지 못한 천막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사람들. 그들이 어떤 일들을 벌이고 갔는지, 그들이 버리고 간 그 오물들이 섬주민들의 민심까지 물들이고 가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광주에 있는 그 회사를 찾아 전화를 하였다. 지난여름 첨도에 간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장이 자리에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장하고 통화하라고 한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다는 식으로 들렸다.
섬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술병들 그리고 아무 데나 방치되어 있는 쓰레기….
사람이 반갑다가도 이런 현장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것도 아닌 섬에서 이 쓰레기들을 치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버려진 이 양심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역 주민들은 이런 비양심적인 사람들을 고발해 달라고 한다. 섬주민들을 우롱하는 듯 아직도 회사 플래카드는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덧붙이는 글 | 김태우 기자는 섬살리기운동본부(http://www.islandtv.co.kr) 사무국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