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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시동이 꺼져 도움을 청했다고 말을 하고 있다
가이드가 시동이 꺼져 도움을 청했다고 말을 하고 있다 ⓒ 정현순
배가 갈릴리 호수 안쪽으로 서서히 들어가고 있다. 일행들은 주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감성에 젖어본다. 또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조용한 분위기에 젖어 피로를 쫓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가지 않고 호수 한가운데에서 멈추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린 그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각자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나. 현지 가이드가 엔진에 이상이 생겨 시동이 꺼졌다고 한다.

@BRI@우리 일행들은 너무 놀랐다. 그것도 호수 한가운데서 그런 일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리곤 일제히 배의 선장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선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시치미를 뚝 떼고 무엇을 고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예요"하며 잠시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때 가이드가 하는 말이 "지금 도움을 청했으니 잠시 기다려보자고" 한다. 그리곤 묵상시간으로 들어갔다.

20분 정도의 묵상시간이 끝났다. 배가 가는지 안 가는지 우리들의 마음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묵상이 끝나고 나니 배의 시동이 꺼졌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호수 주변의 풍광에 다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배의 시동이 걸리면서 배가 다시 가기 시작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린 그제야 배의 선장과 가이드가 짜고 그랬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나 너무해요. 우린 진짜인 줄 알았잖아요!" 우린 함성을 질렀다. 가이드와 배의 선원들은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날린다.

그리곤 가이드는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을 틀어주었다. 음악이 나오니 우린 또 다시 낭만에 빠져들고 말았다. 즐거운 음악과 호수위에 배, 그리고 친구와 파란하늘,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이 행복했다.

우린 흥이 나서 콧노래도 흥얼흥얼거리기도 하고 몸도 들썩거리기도 했다. 그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한 친구가 먼저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한동안은 서로 쳐다보고 웃기만 하고 그 외에는 아무도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때 다른 팀에서 온 여인이 일어나 나오면서 "아무리 기다려도 대응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나가야지"하면서 합세를 하였다. 우린 그제야 힘찬 손뼉을 치면서 즐거운 파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우리 팀의 친구가 먼저 무대 한복판으로 나갔다
우리 팀의 친구가 먼저 무대 한복판으로 나갔다 ⓒ 정현순
다른 팀의 여인이 나와 합세를 했다
다른 팀의 여인이 나와 합세를 했다 ⓒ 정현순
신나는 춤이 계속되었다
신나는 춤이 계속되었다 ⓒ 정현순
그들의 춤실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멋졌다.

그들의 멋진 춤이 계속되자 우리들은 물론 배의 선원들도 손뼉을 치면서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즉석에서 이루어진 멋진 파티였다.

그들의 환상적인 춤이 끝나자 앙코르를 청하면서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다른 팀의 여인은 막춤이 아니었다. 우린 부러운 시선을 그에게 보내면서 "그건 무슨 춤이에요?"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춘 거예요" 한다.

하지만 그 여인은 벨리댄스를 배운 사람답게 춤의 동작과 박자를 나름대로 잘 맞추면서 추었다는 것을 우린 안다. 우리 팀의 친구도 고전무용을 배운 터라 상대방과 그럴싸하게 조화를 이루며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때 그들의 춤을 보면서 여기저기에서 "나도 벨리댄스를 배워야 할까 봐" 하는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지금도 그들의 마음은 변함이 없는 건지.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하다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하다 ⓒ 정현순
이렇게 근사한 배를 타고 멋진 파티를 시작했는데 중요한 장면이 빠질 수 없는 일이었다. 바로 영화 타이타닉에서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었다. 멋진 춤이 끝나자 누군가가 "아 맞다. 그거 해야지"하면서 갑판 위로 뛰어 올라갔다. 그 뒤를 춤을 춘 친구가 쫓아 올라갔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타이타닉의 멋진 포즈로 끝을 내고 큰 박수로 마무리 했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지난주 같이 여행갔다 온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을 만나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한바탕 웃었다. 그렇게 갈릴리 호수의 작은 배에서의 깜짝 파티는 어느새 즐거운 추억이 되어 우릴 또 다시 유쾌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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