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니까 더 도와주고 싶죠."
2001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팜 티 투현(Pham Thi Thu Hien, 25)씨는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여성과 노동자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도와주고 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4년)에 재학 중인 팜씨는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사람들에게 무료로 한국어 강습을 하고 있으며, 베트남인과 한국인의 교류를 돕기 위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5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많은 것을 경험한 팜씨와 만났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대학에 입학하고 한 학기를 마칠 즈음, '베트남-한국 문화교류원'에 근무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오게 되었다."
-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말이 안 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문화도 이해하기 힘든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다른 문화에 대해 설명조차 들을 수 없었다."
- 한국인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동호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는 언어를 넘어서 통하는 것이 있다.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조금씩 친구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나 동호회는? 그리고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취미를 살려 서울대 배드민턴 동아리 'SNUCOCK'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부터 주한 유학생 모임인 'K.I.S.A.'에서 농촌봉사 활동을 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어도 가르쳐 주고 있다. 또한 같은 베트남 유학생 친구와 함께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베트남과 한국인이 정보를 주고받고 서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장을 열었다."
@BRI@
- 한국 결혼대행업체에서 베트남 여성을 상품화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트남 사람도 한국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엄한 인간이기에 상품으로 비추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를 모두 제재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 것이다. 이 문제보다는 이주여성이 이곳의 문화에 적응하고 최대한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 이주해오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국에서 이주해 오는 이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자 한다. 마음을 열고 다가오면 우리 같은 유학생을 비롯해 이 사회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다. 친절하게 다가가면 한국 사람들도 친절히 대해준다. 한국의 규범과 언어까지 공부하고 온다면 한국에서 생활은 더욱 편안해질 수 있다고 본다."
- 공부를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서 어떠한 일을 하고 싶은가.
"한국과 베트남은 문화나 삶에서 닮은 점이 매우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인적, 문화적으로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이곳에서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 특히 한국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곳의 문화와 언어를 충분히 가르쳐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