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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액이 1억4천만원밖에 안 되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로 내는 돈이 250만원이다. 14억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강남 부자가 1년간 내는 종부세가 250만원인데…."
민주노동당 민생특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회찬 의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운동 선포식'에서 "가게 10군데 중에 1군데만 흑자인 심각한 상황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의원은 "2004년 이후 개업한 식당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5%로 카드 사용이 많을수록 신용카드 업체의 배만 불러가고 있다"며 "이제 정치권도 영세상인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노동당은 수백만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며 "상인·자영업자들·서민들과 더불어서 거대 자본의 폭리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겨울 내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수 공동위원장은 "골프장은 1.5%, 대형유통업체는 2%대인데 비해 중소상인들이 종사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3~5%의 고율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불합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신용카드사들의 눈에는 대형유통업체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와 동네 중소상가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서로 다른 사람으로 보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는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담합은 처벌할 수 있지만 수수료 폭리를 규제하고 경영과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신용사회를 정착시키고 중소상인과 서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지급결제시스템을 규제 감독할 독자적인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은 입법청원인 모집운동을 펼치겠다"며 "중소상인들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는 동시에 지급경제시스템 전반을 규제·감독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상인을 살리고 소비자 물가를 낮추겠다"고 말했다.
"장사를 해서는 벌어 먹고 살 수가 없다"
이날 당원들과 상인들은 "영세 상인 갈취하는 카드 수수료 인하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또한 높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자는 취지의 '수수료 절단' 퍼포먼스도 펼쳤다.
상인 대표로 참석한 인태연 부평문화거리 상인 연합회 부회장은 "더이상 재래시장 상인들이 전락하지 않도록 최소한 카드 수수료라도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통 재래시장이 대자본에 의해서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맹점 카드 수수료까지 상인들의 목을 옥죄고 있다"며 "일반 대형유통 자본보다 두배나 되는 카드 수수료가 수익구조를 악화시켜 장사를 해서는 벌어먹고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정치권이 전혀 대응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힘을 가진 분들이 약자들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국가가 무슨 소용이고 정치가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은 이날 선포식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노린 본격적인 민생 행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지난 9월에 발족된 민생특위에서 결정된 것으로 대선 행보와 전혀 상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민생을 위해 해준 게 뭐냐'는 비판에 대한 반성차원에서 만든 민생특위의 활동"이라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민생 챙기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민생특위는 올 연말까지 ▲무주택서민 주거안정 ▲저소득층 겨울나기 난방 지원 ▲비정규직 등 저소득층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등 '따뜻한 겨울나기 민생지원'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