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들어서 처음으로 눈다운 눈이 내렸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서울과 수도권, 강원, 전북 등에 최고 31.2㎝의 폭설이 쏟아졌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하얀눈을 보니 마음도 깨끗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좀 더 느끼고자 오늘(17일) 교회 예배를 마치고 원당 종마목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하고 있는 원당 종마목장은 한국마사회에서 경주마 육성을 위해 조성된 목장이다.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다가 약 9년 전인 1997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하얀 눈 나라 원당 종마목장
@BRI@삼송역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서삼릉과 종마목장 진입로에 내렸다. 내려서 약 5분 정도 걸어가니 키 큰 은사시나무 길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눈이 녹아서 땅이 질퍽거리긴 했지만 나무의 쌓인 눈들을 보니 나름대로의 멋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 은사시나무 길은 종마목장과 함께 영화나 드라마, CF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키 큰 가로수 길을 지나서 종마목장 초입의 가로수 길에 이르렀다. 이 길을 따라 걸어가니 눈 쌓인 광활한 초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 쌓인 초원을 보는 순간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얗고 깨끗한 이미지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초원 위에 심어진 나무들과 쌓여있는 하얀 눈은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눈이 내려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연인들은 사진을 찍고 눈사람을 만들면서 나름대로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환상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가기 위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손은 바빴고 나도 풍경을 놓칠세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하얀 눈이 쌓인 초원을 바라보면서 눈처럼 하얗고 순수하고 깨끗하게 살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안도현 님의 시 구절처럼 허공에서 흩날리는 진눈깨비가 되지 말고 세상의 가장 낮은 곳까지 내리는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
하얀 눈이 쌓여있는 초원의 환상적인 풍경을 두고 돌아가자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종마목장의 구석구석 멋진 풍경을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카메라에 담고 또 담았다.
세상에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까지 쌓인 눈의 깨끗함과 순수함으로 일상을 살아가 보자는 다짐과 함께.
덧붙이는 글 | 원당 종마목장 여행정보
▲ 자가용 자동차 : 서울 구파발 - 통일로 - 삼송리 검문소 - 원당 방면으로 좌회전 - 서삼릉 방면으로 우회전 - 종마목장, 서삼릉
▲ 대중교통 : 지하철 3호선 삼송역 5번 출구에 내리면 바로 마을버스 타는 곳이 있다. 그 곳에서 20분 간격으로 있는 1번 마을버스를 타고 10~15분 정도를 달리면 종마목장과 서삼릉 진입로에 도착한다.
종마목장 관람시간은 하절기(3월 - 10월) 09:00 - 17:00, 동절기(11월 - 2월) 09:00 - 16:00 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종마목장 입구 왼편에 서삼릉이 위치하고 있다. 종마목장을 다 둘러보고 서삼릉을 들려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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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 기자는 여행작가가 되기위해 준비하는 고등학교 2학년생 시민기자 입니다. 이 기사는 청소년 인터넷 언론인 스스로넷(http://www.ssro.net)에도 송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