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불타는 플라스틱통. 이렇게 태우면 안되는데…
불타는 플라스틱통. 이렇게 태우면 안되는데… ⓒ 조명자
그 중에 하나가 쓰레기 처리. 요즘엔 시골도 분리수거함이 아주 잘 구비되어 있다. 그런데 시골 어른들의 쓰레기처리 습관은 대책이 없을 정도이다. 아무 데나 버리고, 아무것이나 태우고. 일주일에 두 번 쓰레기차가 오지만 매립봉투가 실리는 것을 좀체 볼 수 없다.

비닐이나 화학섬유 같은 것을 태우는 노인들에게 몇 번 말씀 드렸지만 귀 밖으로도 안 들으시는 것 같았다.

"할머니, 이런 것들 태우면 암 걸리는 성분이 나온대요. 그러니까 제발 태우지 마세요."

그 양반들 노염 타실까봐 응석 부리듯 한 말씀 드렸더니 즉각 대답이 돌아온다.

"암시랑토 않아. 몇 십 년을 태웠어도 암은커녕 팔구십 되도록 죽지도 않잖아. 오히려 가리고 유난떠는 젊은 것들이 암 걸려 되진다고 난리굿을 치드만."

당신들 쓰레기도 모자라 도시 사는 자식새끼들 쓰레기까지 들고 와 파묻고, 태우고 버리는 농촌 환경. 청정지역 농촌이란 수식어는 옛 말. 이러다가는 도시보다 농촌의 환경이 더 빠르게 파괴되지 않을까 하는 초조감이 들 정도로 이 마을, 저 마을 가릴 것 없이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그런 노인들 상대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수도 없고. 청년회도 없으니 마을 질서를 다잡을 주체도 없고. 마을 주민으로 신망을 얻지 못했으니 내가 나서 설득작업을 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 농촌 이주민의 뿌리 내리기가 너무나 힘겹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