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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축구박물관을 함께 찾은 한일 스포츠 교류 시민기자.
ⓒ 윤형권
▲ 일본축구박물관 내부.
ⓒ 윤형권
한국에서 프로축구가 출범한 시기는 1983년. 반면 일본의 J리그는 그보다 10년이나 늦은 1993년에 시작했다. 한국이 월드컵 4회 출전(3회 연속)했던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일본은 월드컵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물론 일본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룬 한국의 '4강 신화'에 비할 바는 못된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는 오랜 기간 동안 '숙명의 라이벌'이었지만 이렇듯 세계 축구사에서 이뤄 낸 성과는 한국이 한두 발 정도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열렸던 <오마이뉴스> '한일 시민 친구만들기' 행사의 시민기자 교류를 겪으면서 자부심은 부러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한일 양국의 시민기자들이 함께 일본축구박물관을 방문한 것.

일본 축구의 역사를 한눈에, 일본축구박물관

▲ 일본축구박물관의 자랑, 그라운드가 한 눈에 들어 오는 초대형 멀티비전.
ⓒ 윤형권
@BRI@김은식, 윤형권, 양형석, 김용국 한국인 시민기자와 이시카와 마사유키, 하타마 카오리, 우에다 신타로 일본인 시민기자는 16일 일본축구박물관을 찾았다.

도쿄 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오차노미즈역에 위치한 일본축구박물관은 일본축구협회(JFA) 건물 안에 자리하고 있다. 지상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대규모로 만들어진 이곳은 지난 2003년 12월 12일에 개장해 지난 11월 17일 관람객 17만 명을 돌파했다. 3년 동안 매일 150명이 넘는 사람이 이곳을 찾은 셈이다.

일본 축구 도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일본축구박물관은 그저 자료들을 모아 놓은 지루하고 딱딱한 곳이 아니다. 일본 축구 명예의 전당, 대표팀과 J리그 관련 상품을 파는 상점, 일본 축구의 영웅들이 플레이를 분석할 수 있는 '트레이닝 사이트' 등이 관람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입장권도 2002년 한일월드컵의 티켓 디자인을 그대로 본 따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을 방문한 한국의 시민기자들은 지상 1층에 위치한 가상 스타디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가로 세로 비율이 5:1에 달하는 대형 멀티비전은 그라운드 전체를 한눈에 보여줘 마치 축구장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가상 스타디움은 시간표에 따라 매일 4개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그중 일본 축구의 월드컵 도전사를 역동적인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BLUE FEVER'는 그것을 관람한 모든 관객을 일본 축구의 팬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감동적이다.

그라운드 전체를 화면에 담고 있어서 수비 전술은 물론이고, 공격하는 팀 골키퍼의 작은 동작까지 모두 잡아 내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일본 측 시민기자로 참석한 이시카와 마사유키씨는 "<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직접 편집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 박물관 입장 티켓도 한일월드컵 경기의 실제 티켓을 그대로 본 따서 만들었다.
ⓒ 양형석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국 축구 대표팀뿐만 아니라 멋진 경기를 하는 다른 나라의 대표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실제로 브라질, 잉글랜드, 네덜란드 등의 대표팀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 역시 일본축구박물관을 통해 세계의 축구팬들을 '울트라 니뽄(일본 축구 서포터)'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팬들의 동의 없는 연고 이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일본 시민기자들에게서 느낀 일본의 축구 열기

▲ 우에다씨로부터 우라와 레즈의 우승 소식을 담은 호외를 선물받았다.
ⓒ양형석

일정이 모두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의 서포터라고 밝힌 일본 시민기자 우에다 신타로씨는 가방에서 신문 한 장을 꺼냈다. 그것은 지난 12월 2일 우라와 레즈의 우승이 확정됐을때 지역 신문에서 나온 '호외'였다.

우라와 레즈의 우승을 알리고 싶어서 언제나 호외를 가지고 다닌다는 우에다씨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한국 시민기자들에게 호외를 한 부씩 선물했다.

호외를 직접 가지고 다니는 우에다씨도 대단했지만 우라와 레즈가 우승한 것이 호외를 돌릴 만큼 '커다란 사건'으로 취급하는 일본의 축구 열기가 새삼 부러웠다.

이어 한국의 김은식 시민기자는 "한국의 K리그는 기업의 경제 논리에 따라 팬들의 동의 없이 10년 동안 머물렀던 연고지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의 시민기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월드컵 4강에 오른 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J리그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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