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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북핵 6자회담 본회의에서 하고 김계관 북한 측 수석대표를 비롯한 대표단들이 중국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연설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1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북핵 6자회담 본회의에서 하고 김계관 북한 측 수석대표를 비롯한 대표단들이 중국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연설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황광모
@BRI@6자회담 3일 째인 각국 수석대표들은 오전 일정 없이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한중·한미 사이에 양자 접촉이 열린다. 가장 관심의 초점인 북미 양자 접촉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부터 열렸다.

천영우 한국 수석대표는 20일 밤 브리핑에서 "북한이 회담 첫날인 18일 자신들의 최대 요구치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할 때하고 달리 대단히 핵심 현안으로 논의가 좁혀졌다"며 "현재는 핵폐기 초기에 각자가 할 조치에 대한 논의로 좁혀졌고 여기에 아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영변 원자로의 가동 중단과 핵 사찰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힌 바 있다. 이는 핵 폐기로 가는 초기 조치다. 물론 이는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조건이 갖춰질 때야 가능하다.

북 "금융제재 문제 해결 없인 6자회담 의미 없다"

천영우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와 크리스토퍼 힐 미국 대표가 20일 회담장인 댜오위타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천영우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와 크리스토퍼 힐 미국 대표가 20일 회담장인 댜오위타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 외교통상부 제공
도쿄에 있는 조총련계 신문인 <조선신보>는 21일 오전 웹사이트에 게재한 기사에서 "외교소식통에 의하면 미국 측 단장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성 차관보는 조선 측 단장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조선의 초기 핵공약리행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하여 설명하였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선이 당장 눈에 보이는 행동을 취하면 그에 상응하게 서면안전보장이나 경제지원 등을 할수 있다는 제안을 (미국이)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이 일정 정도의 행동을 북한이 할 경우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안한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원하는 북한의 초기 조치 수준이다.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이나 핵사찰 등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기 전에는 초기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최소한 8개의 핵무기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다.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이나 핵사찰 등은 북한이 자신의 핵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주지않으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다. 이 정도 조치로 미국이 서면안전보장이나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할 리는 없다.

대신 북한으로서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서면 안전보장이나 상황에 따라 중단 가능한 경제 지원만으로 핵폐기의 초기 조치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 더구나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바뀌었다는 확증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손에 잡을 수 있는 확증으로 금융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회담 관계자는 이미 회담 첫날인 18일 "금융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6자 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미 "6자회담 출석없인 BDA 협상도 없다"

미 6자 회담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미 6자 회담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 오마이뉴스 김태경
21일 <조선신보>도 "미국 측의 제안(서면안전 보장 등)에 대한 조선 측의 반응은 아직 나타난 것이 없다"며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미국이 빈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 자기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었다는 것을 보여줄 때에 가서야 조선도 행동을 일으키게 되리라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 시점에서 조선이 자기의 비핵화공약리행에 상응하여 제공될 수 있다고 하는 경제지원이나 서면안전담보를 미국의 정책전환을 보여주는 '실물'로 이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조선은 우선 9·19공동성명발표 직후에 발동된 경제제재의 해제조치를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의지를 판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조미신뢰조성에 맞물린 자기의 비핵화공약리행도 상정될수 있다는 의향을 이미 미국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과 미국은 아직 샅바 싸움중이다. 북한은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이나 핵사찰 등 최소한의 조치를 하기 전에 먼저 금융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BDA와 핵폐기는 별개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서면안전보장이나 경제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 등 보다 훨씬 더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여전히 북미간의 의견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BDA 협상이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뉴욕에서 열리기로 한 것은 6자회담 동력 확보에는 긍정적이다. 북한은 BDA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기 위해 6자 회담에 나왔다.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지 않으면 BDA 협상도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북한이 BDA 협상을 하기위해서라도 6자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미국도 6자회담에 북한을 참가시키기 위해서라도 BDA 협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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