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피해자인권찾기모임(이하 정피모)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배움터에서 20일 오전 '10차 정신보건법 제 24조 폐지 및 법 개정· 제도개선과 불법감금한 정신과 전문의사들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2006년 활동 사진전'과 함께 '2006년 활동 총결산'을 하는 행사를 치렀다.
정피모 대표 정백향(38)씨는 "개인의 억울함을 풀고자 시작했던 만남이 사회의 공익을 위한 정피모로 거듭나기까지 오랜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이 더 이상 이 사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되어 정피모를 결성하게 되었다."며 정피모가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했다.
또 "10개월이란 짧은 활동에 비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순간마다 각계각층에서 도와주신 인사들과 후원자들의 지지와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초대 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피모를 지지하는 각계의 축사가 있었다. 김태홍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춘진 국회의원을 비롯한 변호사, 언론인, 인권단체 등의 축하 동영상 메시지에 이어 (사)정부정책연구원 인권연구소 이순녀 소장과 정피모를 취재했던 이상호 KBS <시사투나잇> 아나운서가 직접 행사에 참여해 축사를 해주었다.
또 안석모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3팀장 등 4명이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서 안석모 팀장은 "시민 인권단체가 생긴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 제 2, 제 3의 정피모가 계속 탄생되기를 바란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지고 국제적 수준의 정신보건법으로 법이 개정되도록 정부와 언론, 인권단체가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또 이 일에 정부가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감사의 소감을 전했다.
정피모 회원 박일남(66)씨는 '서명운동 10회를 맞이한 정피모 활동보고'를 통해 "3월 29일 1차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9차에 이르기까지 1만9285명의 서명을 받았고 그동안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국회와 청와대에 피해의 심각성을 진정해 왔었다"고 보고했다.
또 "카페활동을 통해 그동안 170건의 피해자들 고충 상담과 함께 언론에 정신병원에 의한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알려 사회의 인식전환을 촉구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보고했다.
정백향 정피모 대표는 '2006년 총 평가와 2007년 전망'을 통해 "피해 당사자들의 모임이 활성화 돼야 한다는 해외 정신보건 전문가들의 말처럼 2007년도에는 힘 있고 실속 있게 내실을 다져 인권 중심의 정신보건법 개정·제도 개선 운동과 법의 공정성을 통해 정상인을 강제 입원시킨 정신과 의사들이 처벌되어 수많은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 정신보건 선진국으로 향하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힘차게 활동하겠다"며 2006년 정피모의 등장으로 한국 정신보건계의 구조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는 사회적 평가를 소개하며 2007년 전망을 밝히고 일정을 마쳤다.
행사에 참여한 정피모 회원 김모(41)씨는 "재산을 뺏으려는 목적으로 이혼한 전부인과 자신의 형제들이 천안 소재 모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켜 정신병자 낙인이 찍혔다" 며 "돈을 잃은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전 부인이 미쳤다고 살던 지역에 소문을 내 대인관계가 단절되어 버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런 활동을 더 많이 해서 사회의 인식전환을 시키고 가족이 가족을 강제로 입원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피모 회원 최모(62)씨도 재산문제로 부인과 아들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쩌다 이 사회가 이렇게 되었나? 가슴이 아프다. 남자나 여자나 가정은 소중하다. 가족이 가족을 정신병원에 감금 시키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정신보건법 제 24조 폐지는 당연하다"고 그동안 가족에게 입은 배신감에 대한 마음의 고통을 호소했다.
사회 인식전환을 위한 일환으로 '2006년 정피모 활동 사진전'도 인권위 맞은편 보도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은 22일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