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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할거 없는데 운전이나 해?" "야! 운전은 뭐 쉬운 줄 아냐? 거기다 요즘은 운전도 파리 날린대!" 이런말 요즘 참 많이 듣는 소리 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요즘 실업자 입니다. 그런데 50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취업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번 다니던 회사도 50이 넘어서 들어갔던 회사입니다. 그런데 배불러서 그만 뒀느냐고 이야기하실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회사에 사출사업부가 신설되면서 일자리가 생겨 처음에는 기술자 한명과 필자 그리고 아주머니들과 아르바이트식 파견근로자들이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일이 없다가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원참 생전에 해보지 못한 24시간 근무를 다 해 봤다는 겁니다. 어느 날 주간근무를 마칠 시간이 되어가는데 갑자기 관리자가 이 제품을 급히 만들어야하니 오늘 야근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한다고 합니다. 애들도 아니고 살만큼 산 사람이 그걸 몰라서 그냥 퇴근하겠습니까? 관리자는 주간에 대내외적인 업무 등 일이 많은데 야근하라고 맡겨두고 나이는 많지만 말단인 제가 퇴근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 한 것이지요.
@BRI@원래 대개의 사출공장은 24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합니다. 보통 2교대 근무를 합니다. 뭐 큰 회사는 3교대 근무도 한다고 합니다. 전체사업에서 사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회사는 부서별 독립적 채산제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몇 안되는 인원으로 3교대 근무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출이 본업인 회사는 3교대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사출단가가 싸다는 것입니다. 여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오늘의 이야기는 사출이 주제가 아니므로 그 얘기는 다음에 기회를 찾아보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되겠습니다.
이렇게 인건비가 타산이 맞지 않으니 외국인 근로자가 주류를 이루는 업종도 역시 사출업 입니다. 이 와중에 필자와 같은 사람은 인건비 경쟁력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거기다 필자는 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시간외수당도 없이 그냥 한달에 얼마라고 급여에 못이 박혀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은 시군구청 산업과에서 발행한 취업계약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1일 8시간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이거 이 나이에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 측면에서 보면 같은 봉급을 주면서 필자와 같은 사람은 함부로 부려먹기가 쉽지를 않습니다. 아무리 말단 근로자라 할지라도 나이가 있으니 외국인들에게 하듯이 막말도 못 합니다. 이렇게 서로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니 청산할 시기가 보통보다 빨리 도래했다고 봐야 될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사회경험이 적은 젊은 시기에 직장생활을 합니다. 그런데 모든 조직의 구조는 피라미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각뿔의 중심축을 타고 올라가는 경우가 아니면 적당한 시기에 같은 직종의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독립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옷만 바꿔 입고 한우물을 파는 사람은 그래도 잘 나간 사람입니다. 잘 풀리지 못한 경우는 직종도 다른 자기사업을 차려 독립하는 사람입니다. 이때 독립한 사람은 절대로 망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망했다고 느껴질 때 다른 일을 하고자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까요? 필자의 경험으로 본다면 공고 자동차과를 나왔습니다. 73년에 석유파동이 나면서 자동차로는 벌어먹기 힘들테니 업종전환을 한답시고 해군에 들어가 전자업무를 봤습니다. 전역하고 복사기 팩시밀리에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좀더 나은 것을 해본다고 그동안 배운 기계, 전자, 통신계통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써먹을 생각에 모형비행기 장사를 했습니다. 또 취미로 사진도 찍어 사진관을 해도 될 만큼 배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가 무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그 모든 것이 50살을 먹은 사람의 수준에는 미달한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습니다. 뭐 한가지라도 깊이있게 해 놓은 것이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저와 비슷한 연령의 독자분들도 읽으시겠지만 이미 저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계실 그분들을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제 아들 같은 사람들이 좀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쓰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사람은 나이에 걸맞는 사회적 위치를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말입니다. 뻔한 이야기인데 사실은 이게 한번 망하고나면 웬만해서는 원대복귀가 쉽지를 않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위아래로 볼 필요가 없는 운전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은 운전을 하려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모 회사에 취업하기로 하고 들어가 11톤 화물차와 크레인이 달려있는 5톤 카고크레인차를 운전하며 크레인도 조작하고 지게차 운전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근로계약을 하려니까 애초에 제안한 내용과는 다른 조건을 제시하기에 입사를 포기 했습니다.
예로부터 운전한다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린다고 했습니다. 하기는 올데, 갈데 없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이고 운전대 이전의 경력은 묻지도 말할 필요도 없는 곳이니 거의 막장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봐야 되겠지요. 거기다 복잡한 도로에서 상존하는 위험을 안고 임해야 되는 일이니 누가 말리지 않겠습니까? 워낙 일이 힘들고 힘드는 것에 비해 수입이 적어서 그런지 택시 운전 교육을 받으러 가 보면 묘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이 직장 구하기 어려운 시기에 서울시내 거의 대부분의 택시회사에서 교육장에 나와 책상을 펴 놓고 택시 운전기사로 쓸 사람들을 모셔가려고 영입경쟁을 한다는 겁니다. 서로 오라고 할 때는 뿌듯한 생각도 든답니다.
이 세상에 남의 돈 빼먹기 쉬운 일이 있겠습니까? 힘들기는 하겠지만 오늘도 또 내일도 택시는 다닙니다. 그래서 나이먹은 사람들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나이어린 상사 눈치 안보고 따로 밑천 들이지 않아도 되는 택시운전에 흥미를 갖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이왕 운전을 할거면 흔한 차 말고 좀 큰 차를 해 보려고 대형면허와 트레일러면허까지 취득을 했습니다. 택시운전자격시험보고 교육까지 다 받고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시험도 보고 교육도 다 받았습니다. 뭘 하게 될지 몰라 일단은 준비를 다 했습니다. 다음번에는 대형이나 트레일러 기능시험 요령에 대해서도 글을 써 봐야 되겠네요.
택시운전대를 잡거나 트럭운전대를 잡는다고 내가 이 나이에 딴사람이 되기야 하겠습니까? 모든 게 나 하기 나름이죠.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든 소원 성취하시기 바라며 돈도 많이 벌어 부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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