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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엉으로 단장환 귀틀집
새 이엉으로 단장환 귀틀집 ⓒ 김선태
옛날 농촌에서는 농사가 끝나는 동짓달이 되면 반드시 하는 큰일 중의 하나가 초가 집의 지붕을 새로 갈아 이는 이엉을 엮는 일이었다.

우리 서울 한복판에 이런 새 이엉을 이은 집들이 10여 채나 있는 곳이 있다.

@BRI@국립민속박물관의 뜰에 있는 시설들이다. 귀틀집, 움집은 어린이박물관의 앞뜰에 있는 시설이다. 귀틀집은 짚으로 이어서 농촌 초가집과 같은 모습이지만, 움집의 경우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이어져 있다.

아주 옛날 사람들이 지어서 살던 시설이라는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벼농사를 짓지 않은 시절이나, 순전히 산간지방의 경우처럼 볏짚이 없을 경우에 지어서 살던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붕을 이어준 재료는 산에서 나는 억새들이고, 그 지붕을 덮고 있는 억새가 날아가지 않게 잡아 매어주는 것은 산에서만 나는 칡덩굴을 이용하였다. 그러니까 이 움집은 짚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산에서 나는 억새와 칡덩굴만으로 집을 이어둔 것이다.

억새풀과 칡덩굴로 단장한 움집
억새풀과 칡덩굴로 단장한 움집 ⓒ 김선태
요즘 어린이들이라면 이런 것들이 집을 이는 재료가 된다는 것이 신기하고, 처음 보는 것일 것이다. 그 곁에는 일부러 사용하다가 남은 칡덩굴을 둘둘 말아서 모아둔 것도 놓여 있어서 이런 것들을 이용하였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움집을 얽어 매고 남은 칡덩굴
움집을 얽어 매고 남은 칡덩굴 ⓒ 김선태
그 곁에 있는 야외전시장에는 우물터를 비롯하여 벼 뒤주, 김칫간, 연자방앗간, 원두막 등이 있는데, 모두 새 볏짚으로 만든 이엉을 이어서(덮어서) 산뜻한 연노랑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벼를 갈무리한 벼 뒤주
벼를 갈무리한 벼 뒤주 ⓒ 김선태
차례로 들러본다면 어른들은 지난날의 초가의 모습을 다시 보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조상들이나 할아버지 시대까지만 하여도 이런 식으로 집을 짓고 살았으며, 이렇게 새로운 지붕을 만들어 덮어 주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마당 가운데에 만들어 놓은 뒤주에는 벼를 잔뜩 넣어서 건조시키는 효과도 있고, 쥐들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아마도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이 뒤주에 넣어둔 김밥(요즘 김밥과는 달리 오곡밥을 그냥 커다란 주먹밥으로 뭉쳐서 김으로 싸놓은 것)을 몰래 꺼내 먹은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이 속에서 거의 말라붙은 오곡밥이지만, 밥알이 얼마나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던가? 그래서 그것을 들고 다니면서 조금씩 베어 물게 해서 나누어 먹던 시절도 있었다.

김치를 묻은 김칫간
김치를 묻은 김칫간 ⓒ 김선태
김칫간은 김치를 묻어 놓은 곳이다. 눈이 많이 내리면 퍼 나르기도 어렵고, 얼어붙으면 귀찮아지니까 알맞은 온도 유지와 이용하기 편리함을 위해서 간단하게 장대 몇 개를 걸치고 이엉으로 둘러막아서 쓰던 것이다.

연자 방앗간
연자 방앗간 ⓒ 김선태
연자방앗간을 이은 다음에 남은 이엉을 모아 두었다가 다시 이용할 때나, 또는 봄철에 텃밭을 둘러막는 울타리를 만들 때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그런 이엉까지 모아 두어서 마치 농촌의 살림형편이 넉넉한 집안에 들어선 느낌을 받게 한다.

지붕을 이었던 이엉
지붕을 이었던 이엉 ⓒ 김선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디딜방앗간과 연장을 만들던 대장간도 새 이엉을 이었고, 옛 모습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어서 다시 한번 돌아보면 좋은 공부 감이 되어 줄 것이다.

원두막
원두막 ⓒ 김선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 디지털특파원, 국정브리핑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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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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