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2006년 업무를 마무리하며 그 동안의 노고 치하와 격려를 하는 종무식이 열린 29일(금), 아산시청 대강당에서는 지역민과 단체·업체 관계자, 그리고 공무원 등 500여명이 모여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보이지 않는 공무원들 중에 관심을 끄는 사람들이 있다. 연말 아산에 느닷없는 핵폭탄을 터뜨린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느냐, 마느냐'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이번 주를 노심초사하며 보내는 방역작업 공무원들이 그들.
그 중에서도 직접적인 업무 연관을 갖고 있는 농정과 직원들과 아산 AI 상황실 근무자들은 그 마음이 더 없이 크다.
"아휴∼ 죽겠어요. 지칠대로 다 지친 상태예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사람 사는 꼴이 말이 아닙니다. 집에도 미안하고요. 속옷이나 갈아입으러 들어가니…."
@BRI@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일부 직원들은 몸살이 나기도 하고, 몸이 안 좋아 병·의원을 찾는 공무원들도 한두 명이 아니라며 "'공무원'이라는 직업 때문에 현장에서 지역주민들을 만날 때는 힘들고, 아픈 티도 낼 수 없다"는 고충을 토로하며 한숨을 쉰다.
이 공무원은 "제발 AI가 더 이상 확산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야 지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덜하지 않겠냐"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길 바라는 눈치를 보인다.
이들을 현장에서 취재하며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가 많은 한 기자는 "다수의 시민들이 연말을 맞아 친구, 또는 지인들과 송년모임 등의 자리에서 웃음꽃을 피우는데 방역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은 여론의 따가운 눈총 및 질타와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때로는 안 좋은 기사를 쓰게될 경우 미안한 마음도 한 구석에 자리잡는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