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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작스럽게 암 판정을 받은 아버님의 사연을 다룬 기사 <"전염될까봐..." 암환자 외면한 동네치과>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무사히 치과 치료 받으신 아버지
팔순의 연세에도 건강하시던 아버님은 갑자기 이비인후과 쪽 암 진단을 받았고 방사선 치료 전 치아 치료를 먼저 하기 위해 일반 치과에 갔지만 전염 우려 등을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셨다.
다행히 울산대학병원 측의 배려로 아버지는 신속하게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 4일 낮에 아버지를 모시고 울산대병원을 찾았다. 종합병원에서 이를 뽑는 치과 치료를 받으려면 예약 후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환자의 사정을 감안한 병원 측의 배려로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 과정은 아주 간단했다. 의사가 아버지의 치아 상태를 본 후 "치아 2개를 뽑고 1개는 잘라야겠다"고 했고 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 진료부터 치료까지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고 치료 후에도 아버지는 별다른 통증 없이 지내고 계시다.
암은 전염된다는 편견을 버려
기사가 나간 후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암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암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의료인들의 의견도 올라왔다. 치료를 거부한 병원 측을 성토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암은 전염된다고 믿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실제로 암을 앓고 있다는 26세의 한 네티즌은 "집안 내력을 살펴봐도 암 걸린 사람이 없었는데 암이 걸렸다. 누가 암 걸리고 싶어서 걸리나?"며 말문을 열었다. 20년 가까이 운동을 했어도 암에 걸렸다는 그는 "솔직히 우리 사회는 암이라고 하면 불쌍하다, 죽겠다, 혹시 같이 치료받다 전염 되는 거 아냐? 하면서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는데, 물론 저도 겪어 봤는데 솔직히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일 심한 곳이 치과라는 얘긴 다른 환자들에게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 기사를 보니 더 화가 나네요"라고 적었다. 이어 "암은 절대로 감기처럼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이런 기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암 환자의 가족이라는 한 네티즌도 "정말 당황스럽다.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한 치과들"이라며 "어머니랑 같이 밥 먹고 물 마시고 차 마시는 저는 곧 암에 걸리겠군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여전히 암이 전염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40대 주부라는 한 네티즌은 '다 아는 사실 쉬쉬할 뿐'이란 제목의 의견에서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에 의하면 암을 발생시키는 원인균이 타인에게 옮겨질 경우 환자가 발생한다"며 "기사 상의 환자가 치료를 다 받으시면 모든 식기류는 살균하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어 "집안에 다시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항균식품을 상시 복용하고 가족들간의 위생관념에 철저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의료인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하라
이 외에도 한 의료인의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며 "환자를 회피한다는 것은 의료법을 위반하는 경우로 '의료법 제16조1항에 의료인은 진료 또는 조산의 요구를 받은 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할시 1년 이하의 징역과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또 "의사나 치과의사 등은 우수 엘리트 과정을 밟은 사람들이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해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봉사정신으로 임해야 되는데 이것이 변질되어 가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며 "치과계가 전문의 제도가 정착되어 있질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의사들의 의사면허 후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암에 대한 편견,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부터 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