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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성 발언과 악의적 기사 여부를 놓고 영화계와 뉴시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사랑따윈 필요 없어>의 한 장면.
협박성 발언과 악의적 기사 여부를 놓고 영화계와 뉴시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사랑따윈 필요 없어>의 한 장면. ⓒ 싸이더스FNH
악의적 보도의 문제일까? 아니면 영화계의 오버일까?

지난 10일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사)영화인회의, 매니지먼트협회 등 영화계 9개 단체가 민영통신사 한 기자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영화계는 '<뉴시스>는 진정 언론인가'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뉴시스>와 김 아무개 기자의 취재·보도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특정 기자의 악의적 보도, '도' 넘었다"

논란이 된 해당 기자의 기사 일부이다.
논란이 된 해당 기자의 기사 일부이다. ⓒ 유동훈
한국영화제작가 협회 등 영화계 9개 단체는 "김 기자가 배우와의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거나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는 경우 연기자와 영화사 및 홍보마케팅 관계자들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고, 실제 '인신공격'에 가까운 기사를 내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악의적 보도의 대표적 예로 영화 <중천> <사랑따윈 필요없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을 들었다. 영화계는 해당 기자가 세 영화 주연배우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거절되자 이후 근거가 부족한 비난 기사를 수차례씩 내 보냈다고 설명했다.

영화계는 특히 <중천> 관련 기사들의 경우 악의적 보도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6년 12월 초 주연배우 김태희와의 인터뷰가 무산 되자 "두고 보자"는 협박성 전화 후 '김태희가 연기 못 하는 이유' 등의 기사가 20개 이상 올라왔다고.

'김태희, 100억짜리 영화에서 재롱잔치', '1주살이 비-문근영... 김태희는?' 등을 그 예로 꼽고 있다. 영화계는 "문제의 근거로 제시한 '김태희가 연기 못 하는 이유'란 기사는 기자 시사회 전에 나온 것으로, 영화도 보지 않고 작성된 만큼 명백한 보복성 기사"라고 밝혔다.

또 영화계는 <사랑따윈 필요없어>에 출연한 문근영 역시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자 <중천>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자 시사회 현장에서 "두고 보자"는 발언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비(본명 정지훈)와 임수정이 출연했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도 영화사측에서 주연배우들의 인터뷰를 챙겨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박성 전화가 걸려왔다고 영화계는 주장하고 있다.

물론 다른 입장도 있다. 왜 언론중재위원회 등의 정식절차가 있는데 영화 관련 단체들이 특정 언론사의 기자를 지목해 공개서한을 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의 특정 소속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기사 아닌 외적인 것 문제 삼는 게 더 큰 문제"

이와 관련 <뉴시스>의 해당 기자는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서 협박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중천>의 경우 그 쪽에서 먼저 라운드 인터뷰를 제의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천> 관련 기사의 경우 관객들이나 커뮤니티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 기사화를 했다"면서, "달라진 인터넷 환경이나 인터넷 언론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영화계의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세 영화 관련 기사들이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의 영화 기사들이 모두 칭찬 일색이었던 만큼 다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기사 자체가 아닌 외적인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동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무처장은 "해당 기자가 단순히 비난 기사를 썼다고 이러는 게 아니라, 그 정도가 지나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공개서한까지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왜 언론중재위 등의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공개적인 보도자료를 낸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공개서한을 보낸 후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처장은 <뉴시스>와 해당 기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없을 경우 녹취록까지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자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협박성' 멘트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는 영화계측과 "일단 지켜보고, 회사측과 협의해 앞으로의 대응 방법을 결정하겠다"는 기자측. 영화계의 이례적인 대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번 사건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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