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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직원들은 애완견을 사무실에 데려 올 수도 있다.
ⓒ Google Inc.
"주말 여행비 지원, 쇼핑경비 연 1000달러 지급, 사내 치과치료, 최면요법 서비스, 24시간 탁아서비스, 연 6000달러 학비지원, 자녀입양비 2만 달러 지원, 미국 내 항공여행 무료, 안식년제…."

가히 노동자의 천국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이런 혜택들은 15일 <포춘>지가 발표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된 미국의 회사들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후생복지 항목들이다.

구글 직원에겐 특급요리 24시간 제공

@BRI@1위를 차지한 세계 최대의 검색업체 구글의 직원들은 구내식당에서 특급 요리사가 제공하는 요리를 24시간 즐길 수 있고 자신의 애완견을 사무실에 데려올 수도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조직행동학자 제프리 페퍼는 구글의 이런 복지정책과 기업문화가 사내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량회사로 알려졌던 대기업들이 리스트에서 대거 제외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포드나 GM 자동차를 리스트에서 찾아 볼 수 없고 열악한 노무관리로 악명 높은 세계 최대의 유통체인 월마트 역시 당연히 탈락했다.

세계의 경영자들로부터 최고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매년 꼭 선정되던 GE가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은 특히 큰 주목을 끈다. 경영자들의 시각과 노동자들이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까?

리스트의 상위권을 독식한 업체는 IT와 바이오테크, 그리고 금융, 유통업체들이었다. 구글(1위), 시스코(11위), 퀄컴(14위), 야후(44위), 마이크로소프트(50위) 등 주요 IT기업이 대거 상위권에 올랐고 제넨테크(2위), 암젠(40위), 젠자임(43위) 등 바이오테크와 제약업체들 역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보스턴 컨설팅 그룹(8위), 언스트&영(25위), 베인(45위) 등 컨설팅 업체의 직원들도 높은 근무만족도를 보였고 스타벅스는 16위를 기록했다.

근무만족도와 고객서비스는 비례한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이 직원들의 후생복지 역시 최고 수준임을 다시 입증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직원의 후생복지수준이 높은 것이 단순히 수익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미국의 식품유통체인 웨그만스 푸드 마켓의 사시는 "직원 먼저, 고객은 그 다음"이다. 직원의 근무만족도가 높아야 고객서비스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것이 이 회사의 철학이다.

95위를 차지한 뮤추얼펀드 회사 뱅가드 그룹은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전망 좋은 사무실을 양보한다. 경영층은 유리창도 전망도 없는 안쪽의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관행이다. 직원의 서비스 수준이 고객만족을 좌우하는 유통, 호텔, 의료 등의 업체들로서는 무엇보다 직원만족부터 먼저 해결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태도다.

또 회사의 내부자산을 잘 활용하기만 해도 큰 돈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다. 지난해 순위에 든 특송업체 페덱스는 회사의 화물기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내 여행에 한해 전 직원에게 공짜로 비행기를 태워준다.

회사의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돈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칭찬을 듣는 후생복지를 제공하는 것. 어차피 화물기의 빈 자리를 제공하는 것인 만큼 모두가 윈윈하는 접근법이다.

그렇다고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이직률이 낮아지는 것이 꼭 눈에 보이는 후생복지혜택 때문만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단견이다.

올해 순위에서 제외됐지만 지난해 92위를 차지한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임직원 자신이 대부분 모터사이클 마니아인 이 회사는 할리 마니아들의 연례 행사에 원하는 직원들을 공짜로 여행 보낸다. 회사의 대한 자긍심과 충성심 같은 심리적 요인 역시 직무 만족도를 결정하는 큰 변수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는 기업의 규모와 직원들의 만족도는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는 그간의 상식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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