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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비행기를 만들고 있는 손자
종이 비행기를 만들고 있는 손자 ⓒ 정현순
재미있는지 앞으로 몇 번이나 되돌려 보고 또 본다. 그때 제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우진아 엄마 전화 받아."
"아니 안돼. 지금 너무 재미있는 거 하기 때문에 전화 못 받아."

손자의 여유롭고 평화스러운 모습에 "우진아 재미있니? 유치원 친구들 보고 싶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응 너무 너무 재미있어. 친구들 안보고 싶어"라고 답한다.

"그럼 내일도 유치원 가지 말고 할머니 집에서 할머니하고 놀자."
"그건 안돼. 내일은 가서 영어공부 해야 해."
"그래서 오늘 갈 거야?"
"응~~"

비디오를 볼만큼 봤는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 보내곤 한다. 큰 비행기 작은 비행기. 어떤 비행기가 더 멀리 높이 날아가는지 보면서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제 엄마도 찾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손자가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웬만한 이야기도 통하고 같이 웃고 같이 놀 수 있으니 말이다.

맞벌이 하는 부모를 둔 덕에 일찍부터 놀이방에 다니고 조금 큰 후에는 유치원으로 옮겨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는 손자가 대견했다. 가끔은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건강하게 저만큼 자라준 것이 어찌나 고마운지. 어린 아이들도 힘들고 지칠 땐 편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린 손자를 보면서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우진아 힘들고 지칠 때는 언제든지 할머니 집에 놀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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