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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7일 오후 3시 10분]

"뚜벅뚜벅 대통합의 길 걸어가겠다"


정동영 전 의장은 뒤늦게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에 따른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튿날인 17일 오후 정 전 의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귀한 동반자를 잃어 마음이 편치 않다"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뚜벅뚜벅 대통합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적 난제를 함께 해결할 귀한 동반자를 잃어 안타깝고 아쉽다.
마음이 편치 않다.
통합과 단결의 필요성을 더욱 무겁게 느낀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뚜벅뚜벅 대통합의 길을 걸어가겠다.
이것이 저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1신 : 16일 오후 6시 25분]

호남 경쟁자 사라진 정동영... 무슨 생각?


고건 전 총리와 함께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정동영ㆍ김근태 전현직 열린우리당 의장은 어떤 생각일까?

16일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소식을 듣고 정동영 전 의장은 "'뉴스를 들었다'고만 말할 뿐 아무 반응이 없다"고 그의 측근은 전했다. 이 측근은 "나중에 말하자"며 향후 정세 변화 등에 대한 언급을 일절 피했다.

김근태 의장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범여권 통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 축이 무너져 안타깝다"며 "(이번 불출마 선언으로) 개인은 편해질지 모르지만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라고 전했다.

일단 김 의장은 '질서 있는 대통합'을 내세워 당내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비호남' 출신이면서, 개혁적 정체성을 지닌 김근태 의장은 '호남중도'의 고건 전 총리와 겹치는 게 많지 않았다.

@BRI@'고건 사퇴'를 계기로 호남에서 경쟁관계에 있었던 정동영 전 의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단언하기 어렵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중도통합'이라는 판 자체가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유불리를 따지기에 애매하다"고 말했다.

'고건 축'이 사라지고 통합의 상대가 민주당으로 축소되면서 '통합신당=도로민주당'이라는 비판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 통합의 명분이 크게 약화된 셈이다.

오히려 불리해진 상황을 공세적으로 돌파할 수도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일시적으로 호남에서 이명박의 지지율이 높아지겠지만 궁극적인 대안은 아니"라며 "DY(정동영)가 단순히 전북 사람임을 넘어서 차제에 호남의 대안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관련해 여권의 정계개편이 '통합'에서 '분열'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동영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한 '호남 중도주의'와 친노와 제3세력('미래구상모임')을 중심으로 한 '비호남 진보주의' 블록으로 갈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고건의 퇴장으로 열린우리당 내부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며 "입지가 약화된 통합파는 '중도신당론'을 새로운 명분으로 제시하며 구심점을 형성하려 할 것이고, 제3세력은 정체성을 선명하게 내세우며 정치권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선과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적 정계개편에서 분열적 정계개편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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