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물관은 지나간 역사와 흔적을 살펴 볼 수 있는 과거의 창(窓)이라고 할 수 있다. 짧게는 수 십년, 길게는 수 천년 혹은 수 만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간의 사다리와 같다.

그래서 그곳은 사람에 따라 아련한 추억의 흔적을 발견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물이나 문화의 근원적인 출발점이나 발전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대에 따라 문화가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이를 담아내는 박물관도 다양하게 세포분열을 한다. 지자체 시대를 맞이해 요즘엔 왠만한 도시지역을 가보면 그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박물관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또한 주제나 내용에 따라 김치박물관, 로봇박물관, 철도박물관 등 수를 셀수 없는 다양한 박물관들이 존재한다.

태릉국제실내스케이트장 2층에는 '한국체육박물관'이 있다.

이런 곳이 있었어?

▲ 태릉국제실내스케이트장 2층에 마련된 한국체육박물관
ⓒ 유태웅
▲ 국제규격 실내스케이트장으로 설계된 건물 모서리부분에 전시실을 꾸몄다
ⓒ 유태웅
▲ 전시실 내부 전경
ⓒ 유태웅
일반인에게 '체육' 박물관이라는 주제 또한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한번쯤 들어본 사람도 실제 이 박물관이 어디에 있는지는 사실 제대로 모를 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요람인 서울시 노원구 공릉등 소재 태릉선수촌내 태릉국제실내스케이트장 건물에 한국체육박물관이 있다.

태릉선수촌은 특성상 일반인들은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그러나 매년 9월 경에 문을 열어 이듬해 5월까지 운영하는 태릉국제실내스케이트장은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일반인들의 출입이 잦은 이곳에 한국체육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세계스포츠강국 중 하나로 떠오른 한국의 위상(?)과는 왠지 동떨어져 보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한국체육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실내스케이트장을 찾는 사람들도 주위를 관심있게 살펴보아야만 2층에 한국체육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아담한(?) 한국체육박물관은 관람료는 없고 년중무휴로 공개하고 있다. 국제규격의 실내스케이트장으로 설계된 건물의 모서리 공간을 활용해 전시실을 꾸며 놓았다. 전시실은 역사관, 올림픽관, 전국체전관, 경기단체관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30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규모이다.

이곳은 한국스포츠의 역사적인 환희와 감동의 순간, 그리고 그 영광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도록 각종 사료들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체육의 효시인 1920년 7월 대한체육회(조선체육회) 창립 이후 90여년 동안 이어져 온 한국체육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 올림픽관 전시실내부에는 올림픽대회 주요경기장면이 동영상자료로 소개된다.
ⓒ 유태웅
▲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 당시 사용한 최초의 한국선수단 페넌트
ⓒ 유태웅
▲ 남,북간 체육교류와 관련한 사료를 전시한 공간
ⓒ 유태웅
먼저 역사관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 올림픽위원회의 역사는 물론 남,북 체육교류에 관련된 사료, 각국 NOC 및 IOC에서 보내 온 기념패, 방문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올림픽대회에서 남,북한이 동시입장할 때 입었던 단복과 한반도 깃발은 남북간 체육교류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준다.

올림픽관에는 역대 동·하계올림픽 관련자료와 메달리스트들 사진, 손기정 선수의 투구, 기념주화, 단복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였던 손기정 선수가 당시 부상으로 받았던 고대 그리스 청동투구가 인상깊다.

한복 입고 농구하는 모습도 있어

▲ 1936년 베를린올림픽대회 마라톤우승 당시 손기정선수가 부상으로 받았던 고대 그리스 청동투구
ⓒ 유태웅
▲ 꼭 60년전인 1947년 4월, 보스턴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서윤복 선수의 우승장면. 이때 감독은 손기정 옹이었다.
ⓒ 유태웅
▲ 1930년대 당시 한강에서 개최된 여자빙상경기대회 연습 중인 선수들. 한복을 입었다.
ⓒ 유태웅
전국체전관에는 그동안 개최된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대한 각종 뱃지, 메달, 기념품, 초창기 성화로, 체전깃발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땔감으로 지피는 난로처럼 생긴 초창기 성화로가 눈길을 끄는 곳이다.

경기단체관에는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의 각종경기용품과 트로피, 메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흑백사진으로 남겨진 초창기 한국 근대스포츠 현장사진은 자연스럽게 웃음을 짓게 만든다. 우리나라에 처음 하키가 도입될 당시 경기모습이나 1930년대 여학생들이 한복차림으로 농구하는 모습은 이채롭다.

각 전시실을 오고가는 통로에는 초창기 대회사진과 각종 경기사진, 올림픽 메달리스트 사진 등이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또한, 올림픽관에서는 영상자료로 대표적인 올림픽 경기장면이 방영된다.

한국체육박물관은 90여년 동안 이어져 온 한국체육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세월의 때가 묻은 자료와 사진으로 남겨진 스포츠현장의 환희와 감동의 순간들은, 방문자들을 아련한 기억속으로 안내한다.

▲ 2002년 월드컵 당시. 너무도 낯익은 장면이지만 이제는 아련한 추억속에 머물러 있다.
ⓒ 유태웅

덧붙이는 글 | <한국체육박물관 찾아가는 방법>

1.무료셔틀버스 운행
  -배차간격 : 1시간
2.운행코스 
  -7호선 태릉입구역 7번출구 (매 30분 출발)
  -6호선 화랑대역 1번 출구 (매 35분 출발)
3.대중교통편
  -202번,1225번,1155번,1156번 (태릉선수촌이나 체육과학 연구원 정류장 하차)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