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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편 발간으로 한국세시풍습사전 전 5권의 짝이 맞춰졌다. 이 책 다섯 권이면 누구나 세시풍속의 박사가 될 수 있다
겨울편 발간으로 한국세시풍습사전 전 5권의 짝이 맞춰졌다. 이 책 다섯 권이면 누구나 세시풍속의 박사가 될 수 있다 ⓒ 김기

정해년 새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이 편찬해온 <한국세시풍속사전> 전 최종판(5권)인 겨울편을 출판함으로써 마침내 완결을 보게 됐다. 이로써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2002년 내디딘 한국세시풍습 정리작업의 기나긴 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4년 정월편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봄과 여름편을, 그리고 작년에 가을과 겨울편을 동시에 발간한 것.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세시풍습사전>은 다섯 권에 걸쳐 2200여 항목의 표제어와 1만5600 매에 달하는 방대한 원고를 통해 한국 세시풍속을 상세히 정리하고 있다. 또한 표제어와 맞먹는 2200 여장의 사진을 수록해 세시풍속에 익숙지 않은 대상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세시풍속 정리사업은 총 5권의 민속사전의 발간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색인편과 전체 내용을 담은 DVD 제작작업을 남겨 두고 있다.

@BRI@국가기관이 발행하는 서적은 그 내용이 충실한데 반해 일반이 구입하기가 수월치 않은 아쉬움이 있으나 <한국세시풍속사전>은 현재 정월부터 가을편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어 서적 구입이 여의치 않은 경우 언제든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전통 농경사회의 흔적은 이미 사라져 버렸으나, 우리는 아직도 설과 추석에 전국의 인구분포를 바꿔 놓는 귀경의 진풍경을 이어오고 있다. 사회환경은 달라져도 우리 민족의 정신 속에는 농경사회를 지탱해온 조상들의 세시풍습의 정서가 깊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정신적 회귀욕구는 한국전 이후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한 80년대 이후 좀 더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명절을 비롯해 주요 절기에 가족 단위로 민속현장을 찾는 시민들은 점차 늘어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은 한 해 방문객 수가 3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국민들의 민속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한국세시풍습사전>은 쓰임도 현실적으로 높을 것이 예상되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겨울편은 도시생활이 대부부인 요즘 상황에 어렴풋 지워져 가는 메주띄우기, 초가지붕이기 등 농경생활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과 사진이 정겹게 다가온다. 또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의 계절인 겨울에 조상들이 동지팥죽으로 액을 막으려 했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도 있다.

또한 요즘 양력 12월 31일 서울 보신각 타종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가 짐작할 수 있는 옛 궁중의 새해맞이 풍습도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과거 섣달그믐에는 민간에서는 집집마다 불을 환히 밝히고 밤을 세우는 수세풍속이 있었다. 요즘의 폭죽놀이처럼 그때에도 폭죽은 궁중과 민간에 널리 사용했는데 궁중에서는 연종포라는 것을 쏘며 벽사의 의미를 새겼던 모습들도 소개하고 있다.

민간에서 궁중까지 절기에 따른 세시풍속을 속속들이 담은 <한국세시풍습사전> 다섯 권만 읽으면 누구나 우리 절기에 대해서는 박사급이 될 것이다. 또한 알아두면 절기에 모인 가족들끼리 오순도순 절기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더 정겨운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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