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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미아동 1268-1번지 일대 미아뉴타운지구 6구역이 최근 재개발 바람을 타면서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 2만3400여 평에 오는 2010년 입주 예정으로 아파트 1247가구(임대 212가구 포함)가 세워질 예정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1268-1번지 일대 미아뉴타운지구 6구역이 최근 재개발 바람을 타면서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 2만3400여 평에 오는 2010년 입주 예정으로 아파트 1247가구(임대 212가구 포함)가 세워질 예정이다. ⓒ 석희열
"뉴타운 개발은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 이곳에 있는 어느 누구도 뉴타운 개발을 원하지 않습니다."

치솟는 집값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서울시의 주택재개발 사업에 직격탄을 맞은 철거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BRI@전빈련과 '2007 겨울 빈곤체험활동 기획단'은 19일 오후 1시~3시 서울 수유동 강북구청 앞에서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미아뉴타운 개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미아뉴타운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강북 지역은 뉴타운 선정 뒤 일대가 투기바람이 불어 평당 분양 값이 미친 듯 뛰고 있다"며 "정부는 뉴타운 개발의 목표가 지역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뉴타운의 원주민 재입주율이 20%도 되지 않은 현실에서 이것이 무슨 주민을 위한 개발정책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획정비구역과 자율정비구역으로 나눠 시행되는 미아뉴타운 사업은 미아동 일대 18만3000평에 2010년까지 아파트 3947가구(임대 674가구 포함)를 새로 짓는 주거중심형 주택재개발 사업이다. 이곳은 2003년 11월 뉴타운지구로 지정된 뒤 2005년 3월 개발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6만9000평 규모의 계획정비구역은 3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6구역은 지난달 15일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돼 올 봄 착공을 목표로 곧 주민 이주와 건물 철거에 들어갈 계획이다. 나머지 12구역도 이달 안 관리처분계획 인가 예정이고 8구역은 지난해 1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상태다. 바야흐로 미아뉴타운지구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아철대위 주민과 대학생 등 100여 명은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미아뉴타운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미아철대위 주민과 대학생 등 100여 명은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미아뉴타운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 석희열
이러한 미아뉴타운 사업에 대해 미아철대위는 "주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주거권을 말살하는 가진 자들을 위한 '뉴부자타운' 사업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순례 미아12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은 "뉴타운 개발의 시작에서 끝까지 힘없고 빽없는 세입자들은 철저히 제외되고 외면받아 왔다"며 "이에 우리는 사람답게 살 주거의 권리를 요구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의 이러한 투쟁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지금 미아동은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강제퇴거절차라는 회유와 협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보기에도 살벌한 용역깡패들이 마을에 상주하고 있다"며 ▲불법 강제철거 중단 ▲맞춤형 세입자 주거대책 보장을 요구했다.

심호섭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의장은 "대책없는 강제철거로 길거리로 내몰린 가난한 세입자들의 가정생활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이를 방치하는 노무현 정부와 서울시, 강북구청을 상대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강건하게 맞서겠다"고 말해 향후 격렬한 투쟁을 예고했다.

형편에 맞는 집에서 살 권리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2007 겨울빈활 기획단' 대학생들이 '적절한 집에서 살 권리'라고 적힌 집 모양의 모형물을 통한 이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형편에 맞는 집에서 살 권리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2007 겨울빈활 기획단' 대학생들이 '적절한 집에서 살 권리'라고 적힌 집 모양의 모형물을 통한 이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석희열
한편, 결의대회 참가자 대표 6명은 이날 오후 2시 이상설 강북구청 부구청장을 만나 미아뉴타운 개발 관련한 의견을 나누었으나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 부구청장은 세입자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에 대해 "주민들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구청으로서도 한계가 있다. 26일 다시 만나 구체적인 논의를 더 해보자"고 이해를 구했다.

지난해부터 빈민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종철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뉴타운 사업의 큰 문제는 그 지역에 살던 주민이 비참하게 쫓겨나거나 강제철거의 희생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면 세입자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주거빈곤 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에서 이익을 챙기는 건설사와 가옥주(조합원)들의 이윤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지자체장들은 그곳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규모나 경제 사정을 실태 조사해서 그에 맞게 임대주택을 늘리고 임대료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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