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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순

ⓒ 정현순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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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한발 한발 떼는 것이 어찌나 힘겨워 보이던지. 지팡이를 가지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할아버지는 얼른 할머니의 지팡이를 받아든다. 눈빛만 보아도 할머니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40~50년을 같이 살아오셨을 두분. 두분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해졌다. 사진을 그만 찍고 두분이 점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 보고 있었다.

ⓒ 정현순

그래도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함께 계시니 저렇게 운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10년 전부터 중환자를 한달에 한번씩 방문을 해 왔다. 배우자 중 한 분이라도 살아계시면 저렇게 서로에게 의지를 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분이 먼저가시고 그나마 아들 며느리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저소득층 집을 가보면 정말이지 보기조차 안쓰러운 집이 한두 집이 아니다. 두분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도 그자리에 서있었다.

그리곤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나나 남편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하지만 사람의 앞일은 한치 앞도 모른는 일. 나나 남편 중에 한 사람이 저렇게 아프면 어떤 모습일까?

저분들도 젊은 시절에는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악처가 효자 자식보다 낫다고 했던가. 그러고보면 못된 남편도 효자보다 낫다는 말과 똑같을 것이다. "할머니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할아버지 하고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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