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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밤 10시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4년 평가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에 대해 신년연설을 하고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밤 10시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4년 평가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에 대해 신년연설을 하고있다. ⓒ 청와대

"권력기관 제자리 찾아"

[참여정부는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그 동안 참여정부는 로드맵 정부, 나토정부, 아마추어 정부, 국정실패, 국정파탄, 총체적 파탄, 온갖 야유를 다 받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그 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참여정부는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 확신을 가지고 말씀을 드릴 수 있다.

참여정부는 역사적 과제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다리를 놓고, 새로운 시대의 기반을 다지는 일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저는 87년 이후시대의 역사적 과제를 공약했다. 후보가 되기 전,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정부'라는 말을 썼다. 선거 과정에서는 '친구 같은 대통령' '상식이 통하는 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국민이 떳떳한 사회' 그리고 '개혁과 통합' '새로운 정치' 이런 공약을 했다. 당선 후 인수위 시절에는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을 국정 원리로 정하고,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구호를 걸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저는 이 공약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리고 거의 성취가 되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는 그 자체가 개혁이고 새로운 정치의 출발이었다. 대선자금의 수사로 부정한 정치자금의 고리를 철저히 파헤쳐 돈 선거의 뿌리를 끊었다. 이제 다시는 차떼기 같은 일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 결과 2004년 총선은 사상 유례가 없는 투명한 선거를 치를 수가 있었다.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는 공천장사라는 부정이 다시 부활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권력기관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제는 선량한 국민들이 권력기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창당은 분당 아니다"

@BRI@대통령이 낮은 자리로 내려왔다. 권력도 줄였다. 당의 인사나 공천에 대해 어떠한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 이상 더 당도 국회도 지배할 수가 없다. 더 이상 대권은 없다. 이제 정경유착은 해체된 것 같다.

권력과 언론의 유착은 국민의 정부에서 이미 해소되었다. 참여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서 언론의 특권과 횡포에 대항하고 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이 들고 고통스럽다.군사독재가 무너진 이후에는 언론이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하여 시민과 정부 위에 군림하고 있다. 특권과 반칙의 구조를 해소하는 것은 이 시대의 역사적인 과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저는 우리 언론이 정확하고 공정한 언론, 책임 있게 대안을 말하는 언론, 보도에 책임을 지는 언론이 될 때까지, 그리고 스스로 정치를 지배하려는 정치권력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위한 시민의 권력으로 돌아가고, 사주의 언론이 아니라 시민의 언론이 될 때까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여러분, 내일 아침 일부 언론을 한 번 보시라. 오늘 여러분이 이 자리에서 보고들은 것과는 사뭇 다른 기사가 나올 것이다. 오늘은 여러분이 생방송으로 보신 내용이라서 많이는 왜곡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일 일부 신문을 보면, 오늘 제가 직접 말씀드리지 않고 자료로 배포한 내용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을 것인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밀실, 측근, 가신, 이런 말도 사라졌다.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통합, 특히 지역주의의 청산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지역주의는 극복의 과제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분당이 아니다. 87년 지역구도로 가기 전의 여야 구도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역주의의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20, 30년 밀린 과제 다 정리했다"

행정수도는 30년 전부터 추진되던 것이다. 용산기지 이전은 20년 전에 공약만 하고 미루어 온 것이다. 국방개혁도 20년 전부터 거론되고, 이후 시도되던 것이었다. 이제 법을 만들어서 가고 있다. 전시작전권의 이관도 20년 전에 한나라당 정권이 공약하고 추진하던 것이다. 방폐장 부지 선정은 19년간 끌어오면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르고 좌절되었던 과제였다. 20년, 30년 밀려온 과제를 다 정리했다.

사법개혁은 문민정부에서부터 시도한 것이다. 참여정부에서도 3년간 논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법조 교육 선진화, 법률 서비스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루속히 입법이 되기를 바란다. 사학법을 가지고 발목을 잡을 일이 아니다.

연금개혁과 함께 하루속히 처리해 주시기 바란다. 다음 대통령이 되어서 무엇을 잘 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처리할 일을 제대로 처리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거운동일 것이다.

한미 FTA, 4대보험 징수통합, 다 갈등이 많은 문제다. 갈등이 있더라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헌법개정의 발의도 이런 자세에서 참여정부가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정략은 없다.

국회에 걸려 있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밀려 있던 개혁 과제는 거의 해결이 되었다. 한 미 FTA를 시작했을 때, 4대 보험 징수통합을 시작할 때,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제가 보기에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정부인 것 같다.

[남은 기간 책임을 다하겠다]:'성공한 대통령'에 매달리지 않고, 남은 기간 책임을 다하겠다. 저는 처음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는 인사를 받았을 때, 그저 감사하다는 대답을 했을 뿐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임 대통령들의 말년이 반드시 그 분들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참여정부도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들이 그럴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불안했던 예측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라는 조언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저는 남은 1년에 상황을 바꿀만한 무슨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무슨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도 않다.

지금 저의 관심은 성공한 대통령이나 역사의 평가가 아니다. 남은 기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니다. 이 시대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국가적 과제를 뒤로 넘기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다음 정부에 큰 부담과 숙제를 남기지 않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제 자신의 성공이나 평가에 급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역사의 평가인지를 생각하기 전에, 저는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한 약속, 그리고 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열정과 성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제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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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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