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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낚시 채비로 낚아 올린 깨다시꽃게
꽃게낚시 채비로 낚아 올린 깨다시꽃게 ⓒ 배창일
"꽃게요? 3-4시간이면 1백여 마리 이상은 거뜬히 낚을 수 있습니다."

낚시를 이용, 손쉽게 꽃게를 잡는 이른바 '꽃게 낚시'가 있다.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 와현리 와현 마을 방파제, 네댓 명의 사람들이 모여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어떤 물고기를 잡나 궁금해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이들이 낚싯대로 낚아 올리는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꽃게의 일종인 깨다시꽃게(O. punctatus)였다.

아이 손바닥만한 크기의 깨다시꽃게는 거제도에서 일명 밤낭게라 불리며 된장국 등에 넣어 끓여먹는 인기 품종이기도 하다.

@BRI@모래가 없는 곳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깨다시꽃게. 낚시꾼들의 말을 빌리면 일주일 전부터 모래가 깨끗한 와현 해수욕장을 찾아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낚싯대를 드리우자 작게는 2-3마리에서부터 많게는 6-7마리까지 낚여 올라왔다.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었다. 낚시를 던진 후 10-15분가량 지났다고 생각될 때 끌어올리기만 하면 끝이었다.

알아서 꽃게들이 낚시에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왔다. 잡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았다. 꽃게 낚시는 간단했다. 원투채비(수심 깊은 곳에서 사용하기 위해 납덩이만 채워 던지는 낚시)에 바늘 대신 폐 낚싯줄이나 얇은 그물을 이리저리 엉키게 만든다. 그 뒤 미끼가 되는 고등어나 매가리 등의 대가리나 몸통을 단단히 걸어두고 추를 매달기만 하면 끝이다.

쿨러 가득 잡혀있는 깨다시꽃게
쿨러 가득 잡혀있는 깨다시꽃게 ⓒ 배창일

와현마을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주머니가 그물에 걸린 게를 떼 내고 있다
와현마을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주머니가 그물에 걸린 게를 떼 내고 있다 ⓒ 배창일
방파제 앞 부근에 해초대가 있어 그 곳만 피해서 던지면 크게 어려움이 없다. 비린내 나는 먹이에 몰려드는 꽃게의 습성을 이용한 꽃게 낚시는 잡는 것보다 낚싯줄이나 그물에 엉켜 있는 꽃게들을 떼내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손쉬운 낚시였다.

낚시를 던질 때 너무 세게 던져 미끼가 날아가 버리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만 제외하고는 특별히 신경 쓸 일도 없었다. 중들물(밀물)이나 중날물(썰물)때를 기다려 낚시를 하면 더 많은 깨다시꽃게를 잡을 수 있다.

부산에서 꽃게 낚시법을 배웠다는 양봉업자 박모(37·강원도)씨는 "던져만 놓으면 꽃게들이 알아서 낚여주니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라면서 "밤에 낚시를 하면 더 많은 꽃게를 낚을 수 있다. 하루 수백 마리 정도는 문제없이 낚는다"고 말했다.

깨다시꽃게를 잡은 낚시꾼이 꽃게라면을 끓이기 위해 물을 끓이고 있다.
깨다시꽃게를 잡은 낚시꾼이 꽃게라면을 끓이기 위해 물을 끓이고 있다. ⓒ 배창일
박씨는 또 "크기가 다소 작지만 알이 꽉 차 있어 된장찌개나 라면에 넣어 끓이면 맛이 기가 막히다"며 "마을 횟집아주머니는 꽃게장을 담근다며 일도 팽개쳐 놓은 채 낚시에 빠져 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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