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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선수련회가 진행되는 설법전
ⓒ 유태웅

▲ 길상사의 주말선수련회에 참가한 한 외국인
ⓒ 유태웅
지난 1월 27일 오후, 주말을 맞이해 서울 성북동 길상사(吉祥寺)에는 30여 명의 선(禪)수련회(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길상사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1박2일 일정으로 주말선수련회를 연다.

@BRI@주말선수련회는 매월 1회씩 열리며 하루 8시간 참선이라는 명실상부한 '선'수련을 지향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3시에서 일요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수련회는 일정 동안 사찰에서 이루어지는 하루일과를 그대로 따라야 하며, 그외 시간은 모두 '좌선'으로 진행된다.

수련회 일정은 일반불자나 불교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자들은 먼저 설법전(說法殿)에 모여 입재식과 1박 2일 동안의 생활과 예불, 공양 등에 대한 안내를 받는다. 2007년 1월, 수련회 첫날 입재식이 열리던 설법전에는 파란눈의 외국인 모습도 눈에 띈다.

주말선수련회를 위해 봉사하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매월 30~40명 정도가 선수련회에 참석한다. 보통 일주일 전에 신청마감이 된다. 가끔 신부나 기독교인들도 참가하고 외국인들도 간혹 참가한다고 한다. 여름에는 3박 4일 일정의 선수련회가 있다.

다른 사찰의 '템플스테이'는 가족 등도 함께 할 수 있는 산사나 불교를 단순하게 체험하는 일정이라면 길상사의 템플스테이는 철저한 선수련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하루 8시간 참선이라는 일정만 보더라도 매우 '엄격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 길상사 극락전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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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을 맞이해 길상사를 찾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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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련회를 위해 설법전으로 이동하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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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원 10년째를 맞이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도심속 대표적인 사찰로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으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사찰이다. 성북2동의 완만한 동남향 경사지에 가람들이 배치되어 있는 길상사는 1997년 12월에 개원법회를 열었다.

원래 길상사 터는 '대원각'으로, 1960,70년대와 198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고급요정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의 소유주였던 김영한(법명 길상화)불자가 당시 7000여평의 대지와 수십 여동의 건물들을 법정(法頂)스님에게 아무 조건없이 기증하면서 사찰로 거듭났다.

길상사는 주말선수련회 외에도 일반불자들을 위한 상설시민선방으로 1998년 2월에 개원한 '길상선원'과 '침묵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4년도부터 법정스님이 발의한 순수시민운동인 '맑고 향기롭게' 사무국이 이곳에 있다.

▲ 길상화 김영한불자 공덕비에서 바라 본 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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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상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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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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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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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넷째 주말 오후에 가 본 길상사는 한마디로 묵언(黙言)의 참선도량답게 조용하고 아늑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스님들의 요사체나 길상선원, 침묵의 집 등은 인적이 없는 깊은 산중에라도 온 것처럼 적막하고 조용하기만 했다.

이제 이곳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세상의 낙을 누리며 속세의 향락을 찾아 끊이지 않았을 발걸음들이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에 이젠 '승속이 함께하는 맑고 투명한 운영체제를 갖춘 도량', '정혜결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일반 시민의 상설수련 도량'으로 불자와 일반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같은 건축공간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건축물의 생기(生氣)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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