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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은 일본 혼슈의 시마네현이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이다. 올해 시마네현은 다케시마의 날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참가 인원을 늘리기 위해 행사일도 토요일인 24일로 바꾸고 인원도 작년의 2배가 넘는 500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이제 2월 말로 갈수록 독도를 둘러싼 한일 공방을 더욱 거세지고 한국인들은 또 다시 독도 열풍에 휩싸일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독도에 대해 감정적이고 일회적인 대응은 무의미하다. 독도에 올바른 인식과 앞으로의 해결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두 번의 인터뷰를 마련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 호사카 유지씨다... 기자주


▲ 호사카 유지 교수
ⓒ 이병기
일본의 이성을 지닌 한국인.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난 2003년 한국에 귀화했다. 바쁜 강의 일정 속에서도 그는 꾸준히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표하고 있다. <일본에게 절대 당하지 마라> <일본 古지도에도 독도 없다> 등의 저서를 출판한 바 있다. 한국인인 동시에 일본인인 호사카 유지 교수에게서 독도 문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손자병법에 나오기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이라며 "독도의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본이 주장하는 내용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호사카 유지 교수와의 일문일답.

독도, 한국 사람에겐 '열정' 일본 사람에겐 '냉정'

▲ 2005년 3월 독도 망언 등에 항의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파공작원(HID) 특수임무청년동지회' 회원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독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 사람의 차이점은?
"한국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게 대답하는 게 아니라 '일고의 가치도 없다' '논할 필요도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일본 사람에게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보면 '나는 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 이렇게 대응합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자료를 제시하거나 설명해 주면 '독도는 한국 땅이구나' 또는 '일본에서 주장하는 사실은 잘못되어 있다'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입니다."

- 일본인의 59%나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일본 시마네현이 2005년에 '다케시마의 날'을 정했잖아요. 그것을 계기로 한국도 강력하게 대응했고, 두 나라에서 굉장히 이슈가 돼서 일본 사람들도 '이게 문제구나'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겁니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은 책이나 자료를 찾게 되는데 일본에 나와 있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이 어용학자들이 쓴 아주 왜곡된 책들입니다. 인터넷에서 독도에 대한 여러 사이트가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민간인이 만든 '다케시마 문제'라는 사이트가 상당히 잘 되어 있어요. 물론 왜곡되어 있는데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지식을 많이 얻어갑니다. 이 사이트는 한국의 주장에는 문제점이 있으며 일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어용학자들은 일본 정부와 협력하는 자들로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곡된 의견만 말하고 한국에 유리한 결정적인 공문서들은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 역시 어용학자들의 말만 믿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까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믿게 되는 오해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인들, 한국인 시위 보고 독도문제 안다

▲ 호사카 유지 교수
ⓒ 이병기
- 양국의 국민들은 독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현재 일본 사람 대부분이 독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만약 일본 사람들이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독도를 연구하는 전문학자들은 불리한 자료는 은폐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들만 왜곡해서 일반 사람들에게 알릴 겁니다.

일본은 어용학자들의 입을 빌어 '한국의 주장에 대해 일본은 이렇게 반박했더니 한국에서는 그 후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역사적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할 겁니다. 이런 내용들은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배우게 될 거고 결국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믿게 될 겁니다.

한국 사람들은 상당수가 독도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왜 우리 땅인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교육을 받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한국보다 우외에 설 수도 있습니다."

- 한국 사람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시적인 효과는 있습니다. 그 효과라는 게 일본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 이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하는구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이 정도지 나중에는 이기기 위해서 더 깊이 연구하게 됩니다.

이런 집회들이 심리적이고 물리적인 힘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일종의 압력이죠. 이런 압력은 받는 사람도 힘들지만 행하는 사람들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힘이 수그러졌을 때도 지속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논리와 지적인 부분입니다. 따라서 객관적 자료들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제까지 한국의 독도 영토 주장은 상대방을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되풀이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가 보기에 일본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하게 되면 한국이 말하는 내용이 거짓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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