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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재봉틀
딸아이 재봉틀 ⓒ 양귀엽
장래 의상 디자이너가 꿈인 딸아이가 드디어 재봉틀을 장만했습니다. 한두 해 쓸 재봉틀이 아니기에 조금 고가의 재봉틀을 사 줬습니다. 딸아이는 재봉틀을 사면서 기분이 요즘 아이들 말로 '짱'이 됐습니다. 그 재봉틀을 사기 전까지 모든 작품을 손바느질로 해냈습니다.

작년 늦가을 손으로 직접 만든 가방입니다. 가방은 본인이 입던 청바지로 만들었습니다. 처음 가방을 만들려고 오려놓은 청바지를 보고 놀랐습니다. 어떻게 작아진 청바지로 가방 만들 생각을 했는지요. 청바지는 옆에 주머니가 달린 청바지였습니다.

헌 청바지를 뜯어 만든 가방
헌 청바지를 뜯어 만든 가방 ⓒ 양귀엽
제일 윗부분과 아래 부분은 떼어내고 주머니가 있는 부분의 안쪽 박음질을 뜯어서 펼쳤습니다. 그리고 안감과 겉감 사이에는 하얀색 부직포를 넣었습니다. 그러니 두꺼워서 손바느질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손잡이 아래 부분의 고리를 사러가야 되는데 동대문시장을 나갈 시간이 없어 집에 있는 열쇠고리로 대체를 해 놨습니다. 언젠가는 동대문시장에 나가서 고리를 사다 달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전 사촌 시누이가 자투리 원단을 보내줬습니다. 원단을 보니 코트 원단에서 한복 원단까지 다양했습니다. 그 시누이 또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취업해서 의상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딸을 위하여 자투리 원단을 갖다 줬습니다.

그래서 첫 작품으로 한복 원단에 빨강색 시아 천이 있어 친정 엄마의 밥상보를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손바느질보다 재봉틀 바느질이 더 서툴더군요.

밥상보를 완성한 딸아이는 "엄마! 이 밥상보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으니까 외할머니한테 노인정에 가서 자랑 하라고 해"라고 말합니다.

밥상보에 외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수를 놔서 설날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친정 엄마가 외손녀가 만들어준 밥상보를 보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밥상보
밥상보 ⓒ 양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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