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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장 퇴임의 소회와 향후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근태 의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은)지붕위에 올려놓고 사다리 걷어 차는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장 퇴임의 소회와 향후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근태 의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은)지붕위에 올려놓고 사다리 걷어 차는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에 분당 수준의 대규모 탈당 분위기가 짙어져가는 가운데 김근태 당 의장이 탈당파를 만류하고 나섰다.

김 의장은 1일 오전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탈당파에 대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옥추제'(上屋抽梯, 지붕 위에 올라가게 한 뒤에 사다리를 치워 버린다)라는 말로 압박했다. 김 의장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와 중앙위원회에서 고통스럽게 양보하고 합의해서 지붕 위에 올려놨는데, 이를 걷어차는 것은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라면서 "이런 유혹에 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RI@ 김 의장은 "민주주의 원칙을 지킨 것이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다"면서 "지금은 탈당의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을 경우 김 의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이제까지 전당대회 준비위가 합의를 해낼 수 있을까, 중앙위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언론이 예측했지만 번번이 빗나갔다"면서 "위기에 강한 민주세력의 진면목이 나타날 것"이라고 답했다. 전당대회가 실패한다면 김 의장도 결국 탈당하지 않겠냐는 시각을 담은 질문을 피해나간 것이다.

대통합신당의 정책노선에 대해서는 "시장만능주의, 평화를 외치면서도 국지전을 말하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참여자격이 있다"면서 "그 안에서 각 노선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경쟁을 벌여야 하고, 그 경쟁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과 정동영 전 의장의 '2선 후퇴' 지적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것인데, 책임성과 기득권은 분리해야 한다"면서 "국민 기대와 신망받는 분들은 자기 책임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이 맞다"고 답해, '2선 후퇴'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대법원의 인혁당 재심 무죄판결을 자신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입장을 밝힌 박근혜 대표를 맹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70년대에 '공소외' 김근태라고 많이 불렸다"고 긴급조치 등을 회고한 뒤 "인혁당 사건 무죄판결과 긴급조치 재판 참여법관 명단 공개가 어떻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정치적 공격인가"면서 "이런 정도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민에 대한 부담이고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에 대한 공세가 아니라 역사를 바르게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고백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전당대회 이후 계획을 밝혀달라.
"다른 자리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 텐데. 일단 독배를 몇 잔 마셨다.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좀 쉬겠다."

- 탈당을 거론한 의원들이 많은데 직접 만나서 설득할 계획은 없나.
"어제까지는 전대에서 지도부를 어떻게 합의추대할까, 인선위를 구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대구, 부산을 방문한다. (탈당파 의원들)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전화해서 함께 어깨동무할 것을 호소할 것이다."

- 김 의장은 평화개혁세력이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당내 노선에 차이가 있다. 실용을 강조하는 그룹도 있다. 김 의장이 생각하는 대통합신당의 정책노선은 무엇인가.
"얘기를 돌려보겠다. 힐(미 국무부 차관보)이 북핵문제에 대해 제네바 회담 수준으로 합의할 것이라고 했다. 네그로폰테(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희망의 근거, 낙관의 근거가 있다고 했다. 북핵 때 한나라당에 휘둘려갔다면 지금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다.

시장 만능주의, 평화를 말하면서 한편으로 국지전을 얘기하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반한나라당 외치는 모든 세력이 참여자격이 있다. 당내 노선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에 대해서는 경쟁을 해야 한다. 다만 대통합 신당의 원칙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 경쟁을 양보할 생각없다."

- 탈당파들은 집 고치는 수준으로는 안 되고 완전 새 집을 짓자는 것인데.
"그렇다. 지금 결의도 완전히 새 집 짓자는 것이다. 그 분들 주장 중에서 전당대회 통해 가자는 것은 리모델링 아니냐. 또 하나는 시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두 부분은 경청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합신당을 적극적으로 추동해야 한다. 나도 적극 결합할 것이다."

- 기존 대선 주자의 2선 후퇴를 지적하는 흐름이 있는데
"나를 포함해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것인데, 저는 보름 남았으니까 좀 봐 달라.(웃음) 그러나 책임성을 포기하라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책임성과 기득권은 분리해야 한다."

- 책임성은 뭔가.
"지난번에 고건 전 총리에게 연합론 제기하면서, 만나서 국민 기대와 신망받는 분들은 자기 책임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책임을 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간담회가 끝난 뒤 일부기자들이 다시 묻자, 고건 전 총리의 예를 들면서 "국가 경영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 지지도 내려갔다고 그만 두면 책임성은 어떻게 되느냐"고 말했다.)

-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을 때 당의장께서는 어떻게 할 건가.
"비우호적인 질문이다. 국민의 걱정을 전달하는 것이지만, 언론이 번번이 빗나갔다. 당원들과 우리를 지지하는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 위기에 강한 민주세력의 진면목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탈당파는 대통령 탈당과 당 해체 등 요구했는데 이걸 수용할 생각 있나.
"전당대회 준비위 등이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서 결의했다. 그걸 존중하지 않고 탈당하는 분들에게 그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지금은 탈당을 변호할 근거가 없다. 합의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성공의 유일한 길이다.

대통령께서 탈당 두 번 언급했는데, 필요한 때가 오면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결단할 것으로 본다. 당도 적절한 시점이 되면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

막간을 이용해 한 마디 하겠다. 70년대에 '공소외 김근태'라고 많이 불렸다. 긴급조치에 의해 수배 받고 그랬다. 얼마 전에 인혁당 사건 무죄판결 났다. 긴급조치 시절 재판에 참여한 법관 명단 공개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떻게 자신에 대한 정치적 공격인가. 이런 정도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부담이고 모욕이다. 자신에 대한 공세가 아니라 역사를 바르게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고백할 것을 권하고 싶다."

- '독배 마시는 심정'으로 의장 맡은 지 8개월 됐는데, 어떤 생각으로 고비고비 넘겨왔는지, 또 하나는 대선주자 여론조사 지지도가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나.
"독배는 과연 쓰다. 여러분 가능한 마시지 마라. 독을 마시면 생명에 위험이 온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우리가 잘못한 게 많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없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자체 선거 이후 두 번의 보선에서 두어 번쯤 사퇴를 마음먹었는데 사퇴가 책임지는 게 아니라는 조언 때문에 그만뒀다. 한나라당에서는 문패를 바꾸지 말라고 하는데 이건 모욕이다. 반성하기 위해 집도 옮기고 이사하겠는데 이걸 하지 말라니.

세 가지가 힘들었다. 재보선 참패, 뉴딜정책을 내세웠는데 당내 일부와 정부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 이건 임기 끝난 뒤에도 다음 지도부에도 요청하고 저도 이를 갖고 활동할 것이다. 그리고 북핵실험 직후 냉전적 분위기가 한반도 덮었을 때다. 이걸로 정치생명 끝난다 해도 정치생명 걸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성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일부 언론은 춤판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저는 율동이다. 외로웠지만 지금은 자랑스럽다. 그때 김근태가 있었다고 기억됐으면 한다."

초·재선 의원 56명도 '전당대회 성공'결의

▲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통한 대통합신당 추진결의에 서명한 의원들이 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정식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근태 의장의 '탈당만류 호소'에 이어, 초·재선 의원 56명도 전당대회 성공을 위해 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대통합 신당은 미래지향적 평화개혁세력의 집권을 위해 합의 가능한 모든 세력이 결합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제시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대장정의 출발점이 바로 전당대회를 통한 질서 있는 대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래 세가지 결의를 밝혔다.

1. 우리는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것이다.
2.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지도부는 지체 없이 대통합 신당추진에 나서야 한다.
3. 우리는 대통합 신당을 추진함에 있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제 정치세력과 함께 최단 시일 내에 그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서명 의원 명단

강기정, 강성종, 강창일, 강혜숙, 김교흥, 김동철, 김명자, 김선미, 김영주, 김재윤, 김종률, 김진표, 김현미, 노영민, 문병호, 민병두, 박기춘, 박영선, 서갑원, 서혜석, 선병렬, 신학용, 양승조, 오제세, 우상호, 우원식, 유승희, 유필우, 윤원호, 윤호중, 이경숙, 이기우, 이목희, 이상민, 이영호, 이은영, 이인영, 장복심, 장향숙, 조경태, 조정식, 지병문, 최규성, 최재성, 최철국, 한병도, 홍미영, 홍창선(이상 초선 48명)
김부겸, 김성곤, 김영춘, 문석호, 송영길, 안영근, 오영식, 임종석(이상 재선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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