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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다시 미국 하원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정부의 범죄를 규탄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결의안이 제출되었다. 1월 31일, 민주당 마이크 혼다의원의 주도아래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뜻을 모아서 결의안을 제출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 하원의 국제관계위원회 상임위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지만 일본정부의 막강한 로비로 인해 하원 본회의에는 상정조차도 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상당히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다.
결의안 채택을 위한 움직임들
결의안 채택을 위한 각계에서의 활동도 진행되고 있다. 혼다의원 등 결의안 발의 의원들은 2월 15일에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를 직접 초청하여 미국 의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992년부터 수요정기시위 참석, 일본순회 증언집회와 국내 순회증언집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워싱턴주와 뉴욕, 워싱턴D.C, LA 등지에 미국의 대학과 V-day라는 여성단체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캠페인에 참여하여 미국전역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려내기도 하였다.
특히, 일본이 법적 배상이 아닌 위로금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만든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도 적극적으로 거부하며, 할머니가 바라는 것은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인 배상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였다.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활동할 이번 방미활동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실행위원인 김선실 씨가 함께 동행한다.
호주에서도 결의안 채택을 위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 하는 호주친구들' 이라는 인권운동단체는 1월부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전달하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 12월 말, 서울에서 있었던 한 국제회의에서는 한국의 정대협을 포함하여 미국, 독일, 호주, 대만, 일본의 대표단들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내는 결의안 채택 지지∙연대요청서를 발송하였다.
이 요청서에서 각국 대표단은 일본정부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정의회복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미국의 여성폭력추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지원과 연대도 이루어지고 있다.
대만과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편지를 보내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회복은 지금도 전쟁 중에 혹은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호소하였다.
이렇게 미국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각 지역에서 미국하원에서의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하원 내 분위기도 긍정적이어서 이번에야말로 결의안 채택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들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게 2차 세계대전 중에 저질러진 강간과 강제 낙태, 살인, 인신매매 등 일본군‘위안부’들에게 가한 형언할 수 없는 만행에 대해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책임과 일본의 미래 세대들에게 이를 교육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또 "일본 정부는 조상이 저질렀던 인신매매를 다시는 범하지 않도록 인간과 여성의 인권을 강조하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지만...
물론, 결의안 채택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일본에서의 로비가 적극적이라는 소식들이 일본과 미국 측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5월에는 일본정부의 ‘93년 고노담화’를 재검토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지만당 의원들이 대거 방미하여 결의안 채택 저지를 막기 위해 활동하겠다고 하고, 이미 일본정부가 로비스트 등을 총동원하여 결의안 통과 저지에 나섰다고도 한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일본정부의 로비가 오히려 역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며,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작년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않는 한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범죄국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는 것, 당당히 활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미국하원에서의 일본군‘위안부’ 문제 결의안 채택으로 아시아피해자들에게 정의가 선포되고, 지금도 전쟁 속에서 인권유린을 당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윤미향 기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총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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