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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주 진 기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여권의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요즘 정가에선 한명숙 총리의 당 복귀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한 총리가 전당대회가 끝난 후인 2월 말 당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복귀설에 대해 한 총리 측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국정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 총리의 한 측근 인사는 “이제부터 서서히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선 출마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 총리 역시 지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도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해 강한 부인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한 총리의 당 복귀설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여당을 위기에서 구해줄 구원투수이자 ‘포스트’로 한 총리가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 총리가 그동안 안정감 있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내각을 이끌어오면서 노 대통령의 레임덕을 한층 완화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작용한 까닭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당 중진의원 출신으로 극단으로 치달아왔던 당청 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숨은 메신저 역할을 한 것도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물론, 이해찬 총리 체제 이후 기댈 곳이 없던 노 대통령도 한 총리에게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다. 취임 당시 ‘얼굴마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그가 보여준 내각 장악력은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최근 사전보고 없이 국민건강증진 5개년 계획을 발표해 물의를 빚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공개 석상에서 호되게 질책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노 대통령은 올 초 한 총리와의 단독 회동에서 “큰 꿈을 품어 보라”며 사실상 대선 출마 권유를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심’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총리는 지난해 말 실시된 한길리서치 지지도 조사에서 김근태, 정동영 등 여권의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김헌태)가 조사한 차기 여성지도자 부문에서도 1위에 꼽혔다.

통합신당파, 중도파, 당 사수파 등 당내 모든 정파와 계파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이 때문에 향후 범여권의 중도개혁세력 통합을 이끌 지도자로서 한 총리의 영향력은 매우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과의 통합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든든한 정치적 후원을 받고 있는 한 총리에게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도 높다.

일단 노 대통령은 한 총리와 당 출신 장관들의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 “그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공을 넘겼다. 하지만 노 대통령으로선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 우선 당청 간 갈등을 봉합하는 정무 역할과 아울러 철저한 대선 관리로 레임덕을 막아줄 총리감으로 한 총리만 한 카드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일단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개헌추진위원회’를 가동해 노 대통령의 개헌 행보에 힘을 실어준 뒤 적절한 복귀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활동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 되는 3월말이나 늦어도 4월 초 안엔 정치권으로 복귀해 여권의 새판 짜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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