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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4일 영남대의료원 노조원들이 영남대 총장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는 모습.
지난해 12월 4일 영남대의료원 노조원들이 영남대 총장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는 모습. ⓒ 보건의료노조
해를 넘겨 장기간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대구 영남대의료원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노사 양측에 성실한 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7일 대구참여연대·대구여성회·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등 대구지역 47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대의료원의 노사문제를 대화와 교섭을 통해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노사 갈등의 후과, 시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

@BRI@이 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남대의료원의) 극심한 노사갈등은 노사 간 상처로만 남는 것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대구시민의 건강권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태의 후과가 시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공공사업장에서 노사가 서로 신뢰하지 못한다면 어느 시민이 자신의 건강권을 영남대의료원에 믿고 맡기겠느냐"면서 "이런 측면에서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화와 교섭의 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단체들은 영남대의료원이 소속된 학교법인 측에 대해서도 사태해결을 위해 나설 것을 요구했다.

6개월째 계속된 파업... 사측, 무더기 징계·5억 원 손해배상 청구

영남대의료원 사태는 지난해 8월 24일 파업 이후 악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애초 문제됐던 것은 지난 2004년 단체교섭 당시 협약 내용을 병원 측이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파업을 주도했던 곽순복 노조위원장 등 2명을 파면·해임 조처하는 한편 노조원 2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뿐만 아니라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등 간부 11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 고발하고 5억여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해놓은 상태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처럼, 이렇게 된 데는 노사 양측의 불신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병원 측에서 약속을 거듭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회사는 노조의 트집 잡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명섭 영남대의료원 홍보팀장은 "현재 노조의 파업 행위 등은 불법적인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노조원들의 참여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소수 노조 간부들에 의해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 "노조의 트집 잡기" vs. 노조 측 "회사가 수차례 약속 위반"

이 팀장은 또 "단체협약의 상당 부분을 이미 이행했는데도 노조가 트집 잡기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인력충원 문제와 관련, 노조가 요구했던 수준의 93%를 충원했고 팀제 전환도 대구시내에서 가장 늦은 시점에서야 이뤄졌다"면서 노조에서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병원 측에서 엄격한 법 잣대를 들이대고 불법파업만 강조하면서 대화와 교섭엔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경희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조직부장은 "사태 장기화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했던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경북지노위의 조정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불법파업이라고 매도하면서 노조활동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도 무리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또 "회사 측은 2004년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했던 단체협약조항 중 무려 40여개를 위반하고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수차례 약속을 위반하면서 노조의 불신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자체 와해' 주장도... 징계 절차 마무리되면 사태 더욱 악화될 듯

노조 측은 또 사측이 대화보다는 무리한 징계와 형사처벌, 민사소송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 부장은 "실제 노조원들이 파업한 건 8시간 부분파업을 한 나흘 정도뿐이었는데 이를 빌미로 무더기 고소고발과 민사소송까지 한 것은 노조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징계절차가 마무리되면 해고 등 중징계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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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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