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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한 복지시설을 방문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빨래를 정리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이 곳에서 일주일정도를 지낼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치러진 가운데 어떤 정치행보를 보일 것인지 주목받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이 15일 "이제 우리당과 여의도에서 내가 할일은 없다. 서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광주광역시를 방문했다.

여의도 정치를 떠나 민생 속에서 자신의 향후 정치 행보를 구상하고, 통합신당 창당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찾으면서 조용한 대권행보를 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15일 오후 정동영 전 의장은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정신지체장애인 복지시설인 '사랑의 집'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옷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정 전 의장은 기자와 만나 "장애인들이 설에 외롭고 쓸쓸하게 보낼 것 같아서 이분들과 함께 자고 먹고 생활하면서 어려움을 몸으로 알고 희망을 주고 싶어서 찾았다"며 "여의도 정치를 탈피해서 본격적으로 서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온 정동영, 우민회와 간담회... "이명박 지지 일시적 착시"

정 전 의장측은 '광주행'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정 전 의장은 본인은 대권 행보임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이날 오전 정 전 의장은 전북 정읍에서 고건 전 총리의 외곽조직이었던 정읍 우민회, 광주 우민회 등 우민회의 초청을 받아 간담회를 열었다.

정 전 의장은 "고건 전 총리측에서는 고건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을 사람을 정동영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민회와의 연대감을 표시했다. 우민회는 조직을 '중도개혁연대'로 바꾸고 정동영 전 의장 계열의 박명광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은 "고건 전 총리를 통해서 정권재창출을 하겠다고 노력했던 분들인데, 정동영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유력한 후보군 중에 호남권에서도 한 명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약자의 대변자, 호남의 대변자로서 지역주의 해소는 호남에 대한 차별을 완전히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에 등을 돌리고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세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호남에서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일시적 착시 현상"이라며 "설을 쇠고 나면 호남 민심에 대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해 "경제를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제이고 무엇을 위한 경제인지를 물어야 한다"면서 "20대에서 40대까지 재벌총수에게 헌신한 사람이 서민경제를 알겠느냐, 토건국가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호남이 3가지는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았는데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줘서는 안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호남이 용납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전두환 기념공원을 만들고 5·16군사쿠테타 인정, 대북봉쇄 정책과 전쟁불사론, 재벌·특권·개발경제를 꼽았다. 모두 한나라당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전두환 공원을 만들고 기념하겠다는 군수가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변화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구정이 지나면 민심의 일대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광주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당과 여의도에서 할 일 없다... 서민속으로 가겠다"

정동영 전 의장은 통합신당과 관련 정체성 찾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통합신당인가가 없다"며 "바로 정체성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신당의 정체성은 서민정당 건전 노선이라고 생각한다"며 "IMF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신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통합신당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년전 몽골기병 정신으로 서민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기대를 저버렸다"며 "도시빈곤층, 농민, 자영업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4대 신소외계층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서, 잃어버린 당의 '서민성'을 되찾기 위해 우리당을 극복하고 통합신당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일부로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 서민속에서 생활하면서 희망과 정책을 만들어내 통합신당의 정체성을 몸으로 행동으로 제시하겠다"며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의장은 탈당 가능성에 대해 "정세균 의장이 '우리당의 기득권을 버리고 통합신당 추진에 매진하겠다'고 한 것에 기대하고 있고 일단은 지켜보겠다"면서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현장에서 4대 신소외계층 속에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광주행'이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구상을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구상을 마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중경제론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광주에서 머무는 동안 정치권 인사들은 만나지 않고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 원로 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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