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월 19일)는 절기로 우수(雨水)이자 음력 정월 초이틀이다. 말하자면 민족의 대명절인 설연휴가 한참 절정을 이룰 때인 것이다. 예년 설날이라면 벙어리장갑에 귀마개를 두르고 그래도 춥다며 손을 호호 불면서 큰댁으로 작은 댁으로 세배를 다니는 그런 날이 아니던가? 그런데 남녘 땅 섬진강변의 최참판댁 담장에는 제철도 아닌데 매화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2월 매화라는 말처럼 꽃 중에서 가장 먼저 핀다는 게 매화라지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그 후유증이 염려되니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음력으로는 이제야 정월 초사흘인데 전국적으로 영상 10도를 훨씬 웃도는 가운데 설 연휴는 마치 봄날과도 같이 포근한 날씨의 연속이다.
우리가 사는 아시아 대륙을 비롯해서 미 대륙이나 유럽 등 지구촌 곳곳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기상이변은 폭설과 폭우 그리고 이상기온 현상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쁘게 피어난 이 매화꽃에서도 그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며 마냥 반가운 현상으로만 여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설연휴를 맞은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이곳 최참판댁을 찾는데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아직은 철없이 핀 이 매화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