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현 사학법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개방형 이사제라는 미명하에 폐쇄적 코드형 이사제를 교묘하게 도입하고 사학을 말살시키고 있다"면서 "불순한 정치세력이 사립학교를 탈취하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학은 건학이념과 자율성이 존중될 때 비로소 창조적이고 유능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지만 지금의 사학법은 사학의 자율을 억압하고 건학이념을 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내부대표들은 지난해 말 개신교 목회자 30여명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한 것을 언급하며 "사학법은 학문의 자유뿐만 아니라 종교의 자유까지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비리사학을 옹호하기 위해 사학법을 개정하려고 한다"는 여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사학의 비리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사학의 비리를 발본색원하고 비리사학의 감시자가 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안은 바로 그러한 의지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삭발식'을 지켜보던 이재오 최고위원, 김형오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사학법인연합회 소속 관계자들은 박수로 이들을 격려했다.
한편 의원들의 삭발로 사학법 재개정 의지를 강력히 표현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여야 장로의원 8인 모임도 열어 사학의 자율성 확보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원내 제1당이 왜..." "깎은 머리 부끄러울 것"
하지만 지난해 사학법 통과를 위해 공조했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삭발식'을 바라보는 시각은 차가웠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법안을 연계하거나 극한 투쟁을 하는 것은 소수정당이 하는 것"이라며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거칠게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은 정서에도 안 맞고 이치에도 안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운영에 주도권이 있는 사람들이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탈당으로 여당 지위도 없어졌는데 다수당에서 국회를 주도하며 소수당 설득하는 것이 참된 다수당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실제 이 법이 사학의 건학이념을 침해하는지는 현장에서 가동되어 봐야 아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사학 재단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일부 사학의 비리 횡포를 온존시키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주장하는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의 주장을 드러내기 위해 삭발을 한 것은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머리까지 깎고 결연한 입장을 보이셨는데 사학 비리를 옹호하는 것으로 드러나면 깎은 머리가 부끄럽지 않겠나, 교육현장 주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