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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옛 애인을 지구 끝까지 추적해 주는 프로 <엑스보이프랜드>
헤어진 옛 애인을 지구 끝까지 추적해 주는 프로 <엑스보이프랜드> ⓒ 엠넷(m.net)
"헤어진 연인에게서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면? 여러분의 선택은? 시청자 여러분의 선택 지금 공개됩니다! 여러분들의 헤어진 연인 X를 지구 끝까지 추적해드리는 추적! X-Boyfriend!! / 첫번째 의뢰인 명동 캥거루 걸 조경주씨와 두번째 의뢰인 애벌레 최원석씨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는지?"(엠넷(m.net) <엑스보이프랜드> 홈페이지)

지난 2월 23일 첫방송을 한 엠넷(m.net)의 <엑스보이브랜드>는 첫방송부터 게시판을 후끈 달구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나친 사생활 침해이며 개인의 사생활을 오락꺼리로 제공하고 있다는데 대한 비판이다.

지나친 사생활 침해?

@BRI@헤어진 연인을 찾아 달라는 외뢰인들의 신청을 받아 헤어진 연인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나아가서는 두 사람이 다시 연인 사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엑스보이프랜드>.

프로그램의 콘셉트만 본다면 언뜻 젊은이들을 위한 경쾌한 'TV는 사랑을 싣고'가 아닌가 상상하기 쉽다.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 쉬운 요즘 젊은이들에게 궁금했던 옛 애인의 현재모습과 상황을 전해주고 나아가서는 만남을 주선해준다는 '아름다운(?) 프로'가 칭송을 받지는 못할망정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엑스보이프랜드>의 문제점은 오락을 위해 피의뢰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는데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송사 제작진에 의해 사생활이 파헤쳐지고 미행을 당하며 자신의 모습이 몰래카메라에 담기는 동안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화면이 나가는 동안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를 사람처럼 방청객과 패널들의 이유 없는 비판까지 받아야 한다.

단지 한때 사귀었던 애인과 헤어졌다는 이유로 폭력에 가까운 사생활 침해를 당하는 피의뢰인의 모습은 민망함을 넘어서 측은하기까지 하다.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함께 TV를 지켜보던 아들도 한마디 한다.

"우와~ 뭐 저런 프로가 다 있어? 이젠 무서워서 애인하고 헤어지지도 못하겠네. 몰래카메라에 모자이크도 안하고 실명이랑 직장도 다 밝히고 저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직장생활하지? 본인도 그렇지만 새 애인도 있는데 그 애인은 얼마나 불쾌할까? 소름이 쫙 끼치네."

잃어버린 가족도, 만나고 싶었던 친구도 아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애인이 누군가를 통해 당신을 찾고 있다면? 더구나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뒤를 캐고 다니고 직장이나 집을 가리지 않고 당신의 모든 모습이 몰래카메라에 담긴다면?

진행자 장근석의 상반신 노출 타이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진행자 장근석의 상반신 노출 타이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엠넷(m.net)
엠넷 <엑스보이프랜드> 홈페이지에는 아들과 비슷한 우려를 하는 많은 네티즌들의 비판글이 올라와 있다. 피의뢰인의 사생활 보호나 일반인대상의 마구잡이식 몰카와 개인의 사생활까지 재미거리로 내놓는 방송세태 그리고 막말이 난무하는 제작진의 불쾌한 방송제작태도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들이었다.

"이제 일반인에게도 사생활은 없는 건가요? 만나고 싶지 않은 그 사람이 당신을 추적하고 있다면 기분이 좋나요? 추적당하는 사람은 생각 안 하나요? 동의를 얻어 방송에 나가든 안나가든 추적당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하다지만 방송사가 스토커가 되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되는군요."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스토커짓을 방송에서 하고 있다니 이해를 할 수 없네요. 혹시나 이일로 인해서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가 되고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나요?"

"몰래 추적까지 하는 것도 황당한데 자막으로 '쟤 운전하는 것 좀 봐' '눈치 깐 거 아니야?' 막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걸 굳이 편집하지 않고 자막까지 내보낸 의도도 모르겠네요."


이런 시청자의 의견을 의식한 듯 <엑스보이프랜드>의 조용현PD는 지난 2월 27일 방송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첫 방송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사생활 침해와 몰카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사생활을 집요하게 파헤친다기보다는 헤어진 이유가 뭔지 전해 듣고, 아직 상대방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는 정도로 촬영한다. 본인이 방송에 대한 의사가 없으면 1주일을 촬영해도 방송된 적 없으며 모자이크나 가명을 쓰기 때문에 충분히 사생활을 보호하고 있다."

"치정이나 정사신 등을 상상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옛사랑을 못 잊는 사람들을 위한 아름다운 프로그램이다."

옛 애인을 찾고 싶다는 의뢰인들의 요청이 폭주하는 해당 홈페이지 게시판
옛 애인을 찾고 싶다는 의뢰인들의 요청이 폭주하는 해당 홈페이지 게시판 ⓒ 엠넷(m.net)
엠넷의 프로그램이 선정성의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용이의 순결한 19세>,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 <신동엽의 토킹18금>, <바이브나이트>등 방송위로부터 선정성이나 방송의 품위유지 저해라는 등의 이유로 각종 징계를 받았지만 비슷한 류의 방송이 계속 생산되는 것을 보면 별다른 개선의 의지는 없어 보인다.

물론 케이블 방송의 특성상 공중파에 비해 좀 더 유연한 심의잣대를 적용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오로지 시청률에만 집착해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내용만을 주로 생산해 낸다면 케이블TV의 질적 발전은 고사하고 저질 콘텐츠 양산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논란 속에 두 번째 방송을 앞두고 있는 <엑스보이프랜드>가 조용현PD의 말처럼 '아름다운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면 몰카와 막말이 난무하는 선정적 화면을 줄이고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최대한 살려 개인에 대한 배려를 포함시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야심 차게 시작한 '엑스보이프랜드'가 젊은층들의 사랑을 받는 젊은이들 대상의 'TV는 사랑을 싣고'나 <꼭 한번 만나고 싶다>로 자리매김 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 시민기자단 응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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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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