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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종영을 앞둔 <주몽>
다음 주 종영을 앞둔 <주몽> ⓒ MBC
우선 <주몽>의 타이틀을 살펴보자.

'주몽'이란 말뜻은 원래 활을 잘 쏘는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었다. 그 보통명사가 한 사람의 이름을 칭하는 고유명사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주몽이란 말은 중국에서 부른 이름이다.

당시 고구려에서 '추모'라고 부른 것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이 주몽이다. 고구려 제19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린 광개토왕비에서도 고구려의 시조를 '추모성왕'이라고 기록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몽고의 칭키즈칸의 수하장수 중에서 활을 잘 쏘는 장수를 몽고식 발음으로 '제베 모르겐'이라고 부른 것처럼 우리도 우리 고유의 명칭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이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또한, 주몽이 부여를 떠나 정착한 5개 부족의 연맹체 국가였던 졸본의 명칭 역시 원래는 '골본'이나 '홀본'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중국에서 고구려를 낮춰 부를 목적으로 고의로 '졸(卒)'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인데 이런 점을 간과한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주몽이 진짜로 사랑했던 여인은 누구인가

극 중에서 주몽은 세 여자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묘사했다. 가장 먼저 주몽과의 밀회로 인해 신궁 신녀로 있다가 쫓겨난 부영을 꼽을 수 있다. 부영은 주몽 때문에 궁에서 쫓겨나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주몽을 위해 헌신하고 주몽도 그런 부영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며 멜로 구도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주몽은 소서노에게 마음을 뺏기고 부영은 중도하차로 인해 예씨부인의 자리마저 뒤늦게 합류한 예소야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주몽과 소서노의 사랑은 아주 애틋하게 그려졌다. 주몽이 죽은 걸로 알고 대소의 협박을 피할 목적으로 우태와 혼인한 소서노로 인해 그 인연은 어긋나고 주몽은 예소야와 결혼을 함으로써 둘의 인연은 끝난 듯 보였지만 주몽과 소서노는 혼인을 하여 고구려를 세움으로써 끊어진 인연을 이어갔다. 비록 다시 나타난 예소야로 인해 소서노는 백제로 남하하지만 주몽의 마음 속에 가장 크게 남아있는 인물은 소서노로 표현되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사서에 따르면 부여를 떠나 졸본으로 온 주몽의 나이는 20대 초반이었고 그때 만난 소서노는 주몽보다 나이가 10살 가량 많은 연상의 여인이고 자식이 두 명이나 있던 과부였다. 아무런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주몽은 소서노의 세력을 고구려를 건국하는 데 끌어들이기 위해 정략결혼을 한 것이다.

주몽에게도 부여를 떠나기 전에 이미 혼인한 예씨부인이 있었지만 주몽으로서는 선택의 도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에 예씨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유리가 주몽을 찾아오자 비류와 온조를 제쳐 놓고 태자로 삼은 점과 소서노와의 사이에서는 자식이 따로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볼 때 주몽이 진정으로 사랑한 여인은 소서노보다는 예씨부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누가 실존 인물이고 누가 가공인물인가

<주몽>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이 중에서 실존했던 인물은 누구이고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가공인물은 누구일까?

주인공인 주몽, <주몽>의 극 초반을 이끌며 <주몽>의 흥행에 기틀을 다졌던 해모수, 강력한 카리스마로 부여를 이끈 금와, 외유내강의 모습으로 강한 어머니상을 보여 준 유화부인, 주몽과 라이벌 관계를 이룬 대소, 주몽의 아들들과 신하들 몇 명을 제외하면 드라마 속 인물들은 대부분 가공인물이다.

고구려의 예씨부인으로 나왔던 예소야도 이름만 실존인물일 뿐 실제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서에는 예씨부인의 이름도 나와 있지 않고 예소야가 보여준 행보 역시 픽션적 요소이다.

유머러스한 감초 연기로 인기를 모은 모팔모와 강력한 여사제의 모습을 보여준 여미을 등은 실제로 당시 있을 법했을 인물이지만 실존 인물은 아니었다. 대사자 부득불, 부여의 황후인 원후 역시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실제 있을 법한 인물일 뿐이다.

늘상 '한심한 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고뭉치 영포왕자는 어떨까? 삼국사기에 따르면 금와에게는 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맏아들인 대소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 뿐 그 나머지 아들에 관한 언급은 없다.

혹자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며 실제와의 지나친 비교를 경계하곤 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도 좋고 어느 정도의 픽션적 요소도 좋지만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진실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남은 두 회 방영분에서 <주몽>이 좀 더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 시민기자단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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