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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울릉도 사동리 달집태우기 축제 현장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릉도, 전국에서 달이 가장 먼저 뜨는 이곳 울릉도에서 제1회 사동리 달집태우기 축제를 시작 합니다"라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징소리는 울려 퍼집니다. 이내 꽹과리와 징, 장구가 일제히 자신들의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한쪽에선 윷놀이를 하고 또 한곳에선 제기차기, 감자깎기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사동1리, 2리, 3리의 주민들은 자기 동네 우승을 위해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며 신명을 냅니다.
돼지고기 수육과 떡, 부침개, 오뎅탕 등의 안주와 떡국에 귀밝이술이라며 연방 술을 서로 권합니다. 옆사람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의 농악소리에 주민들은 즐거워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밤은 깊어갑니다.
한창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줄다리기 준비를 시작합니다. 경기 내용중 가장 많은 점수가 배정된 종목이라 이기기만 하면 우승과 상금은 거의 따논 당상이라 신경전도 엄청 치열합니다.
"어이~ 자네들은 여기 오지 말고 그쪽에 부정 선수 있나 없나 거기나 지키라~."
"아참~ 오지 마라 그라이~."
묘한(?) 작전에 결국 지고 맙니다.
"형님~ 보소~ 지키기만 하믄 머합니꺼? 땡기야 이길거 아입니꺼~."
"푸하하하~ 알았다~ 미안하다 안 카나? 자 한 잔해라 마~."
각자의 소원을 적은 소지가 가득 붙어 있는 달집에 주민들은 쥐불놀이를 하며 이윽고 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동해바다를 뒤로 하고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보며 주민들은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
"올해는 제발 태풍 피해 없게 해주시고 오징어 풍어와 나물농사 좀 잘 되게 해주이소…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게 해 주시이소…."
이런 소망은 동해의 외딴섬 울릉도 주민들의 공통된 소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멀리 자리하고 있을 독도에서도 이 불빛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