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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고 모아온 책들을 거의 정리하여서 버리고 남은 책들만 정리하였지만, 서재에 꽂을 형편이 안 되어서 문밖의 계단에 서가를 계단식으로 맞추어 넣고 그곳에 배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손때가 묻은 나의 분신들을 집 안에 두지 못하고 방 밖으로 내던져버린 심정은 나 자신이 벌거벗고 나앉은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거실이라는 공간이 생활공간으로 마련은 되어 있지만, 이곳도 넓지 못해서 소파 하나 제 위치에 놓을 공간이 없어서 정면을 향하여 놓지 못하고 세로로 놓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작은 공간에 음향기기도 없이 달랑 TV 한 대가 정면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일반 가정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게 내 집의 모습이다.
이제 내 나이 65세, 교직에서 42년간이란 긴 세월을 재직하다가 정년퇴임을 하였지만, 당장 서재를 마련할만한 경제적인 여유도 없을 뿐 아니라, 연금만으로 생활을 하려면 앞으로는 더욱 쪼들리는 생활을 해야 할 형편이다.
작가라고는 하지만 아동문학을 전문으로 하였고, 동화를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데다가 요즘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이 사라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어린이들은 점점 인터넷이나, 전자오락 등의 매체에 매료되어서 책을 멀리하고 우선 눈이 즐거운 AV 쪽에 정신을 팔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형편이 계속 되고 있고 더 심화할 가능성만 커지고 있으니, 우선 나부터 책을 읽는 모습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손자들에게 할아버지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생활을 보여주므로 해서 책을 가까이하도록 만들고 싶은 것이다. 저 작은 공간에서 함께 책을 읽을 공간은 안 된다.
그래서 어렵겠지만 거실을 서재로 꾸미고,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마련하여서 모두 책을 읽는 그런 시간을 매일 운영하면서 책 읽는 가족을 만들고 싶다. 아들, 며느리, 손자가 한 자리 모여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책을 읽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싶다. 아니 이제 생활화시키고 싶다.
단란한 가정, 즐거운 독서 가족으로 거듭나고, 책을 좋아하는 가족을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