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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궁리하다가 도서관에서 직접 들꽃을 기르기로 했습니다. 우리 들꽃세상을 가꾸고 있는 '함라초당'에서 들꽃 이십여 주를 분양받기로 했지요.
이윽고 강아지똥어린도서관에 오신 들꽃님. 기린초, 앵초, 양지꽃, 왕원추리, 꿀풀, 제비꽃, 섬초롱꽃 등.
그런데 들꽃 맞이하는 아이들 표정이 심드렁합니다.
"에게! 이게 뭐야!"
돈만 내면, 한겨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크고 화려한 자태를 보여주는 상업용 꽃들. 사시사철, 이 꽃들이 눈에 익은 도회지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들꽃의 초라한 모습이 성에 차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제 막 겨울잠 깨고 제 성정에 따라 뾰족 새순을 내밀고 있는 들꽃들. 산이나 들녘, 제 있을 곳에 있었더라면 "어마 이것 좀 봐!"라며 생명의 놀라운 경이로움이었을 터인데…. '괜한 짓을 했나?'
이식용 포토에 담긴 아파트 숲 그림자에 묻혀버린 들꽃들이 안쓰럽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지요. 자고 나면 쑥쑥 커버리는 들꽃. 어떤 녀석은 꽃봉오리가 생기기도 하고, 저마다 제 생긴 모양들을 내어 놓았습니다.
"우와, 엄청 빨리 크네! 신기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들꽃을 대하는 반응이 야단스럽습니다.
콘크리트 아파트 숲 속에서도 생명의 신비와 아름다움은 여실합니다. 아니, 도리어 더욱 찬란합니다.
앞으로 종종.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들꽃마당이 벌이는 이 찬연한 생명잔치를 여러 벗님들에게 전해드릴까 합니다.
더불어, 여러 벗님들에게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봄 전령사(傳令使)를 파송합니다. 들쭉날쭉 도깨비 같은 삼월 날씨 탓에 어수선한 봄맞이를 하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그렇다면 주저 마시고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봄 전령사를 맞이하세요.
누가 뭐래도 지금은 봄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엔조이에도 소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