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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최근 행보와 관련, 우려를 금치 못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대형교회로서 책임감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최근 행보와 관련, 우려를 금치 못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대형교회로서 책임감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 뉴스앤조이 이승규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공동대표 박득훈·백종국·오세택)의 박득훈 목사는 19일 서울 명동 청어람교육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주는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목사가 이런 표현을 쓴 이유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친·인척 등용과 재정 운용에 대한 우려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들은 <국민일보> 사장, 부인은 외국어 예배부장... 사돈·매제까지 주요직

실제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06년 말 교회 인사이동을 하면서 조용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씨(한세대 총장)를 외국어 예배부장에 임명했다. 외곽(한세대 총장)에 있던 김씨를 아예 교회 안으로 끌어온 것이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최근 몇 년 전부터 김씨와 관련된 뉴스(성회 인도 등)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때로는 조 목사보다 김씨의 동정이 앞에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또 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씨를 2006년 12월 21일 <국민일보> 사장에 임명했다. 탈세 혐의로 해외에 체류 중인 장남 조희준씨에 이어 둘째 아들을 사장에 앉힌 것이다. 또 조씨는 2004년 6월 30일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에 임명됐다.

사돈인 노승숙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를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에, 매제인 설상화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를 (재)순복음선교회의 상임이사에 임명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차남인 조민제씨를 (재)순복음선교회에 임명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조씨는 지난 2004년 이사로 임명됐다. 그런데 조씨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는 별 관련이 없다. (재)순복음선교회의 이사는 모두 14명. 거의 대부분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로 구성돼 있다.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이 단체의 목적을 보자. ▲교회 설립 및 운영 ▲재산 취득 및 관리 ▲목사와 장로 선발 ▲선교사 선발 파송 및 선교비(건축비 기타 지원 사항) 지원 ▲선교 사업에 수반되는 교육·출판·구제·의료·신문·방송·선교 지원 사업 및 기타 사업이 목적으로 명시돼 있다.

개혁연대는 순복음선교회가 사실상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운영 주체라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 이사로 들어간 것은 세습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약속 지킨 것 없다"

개혁연대가 이날 기자회견을 연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조 목사가 직접 했던 약속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개혁연대는 2006년 1월 10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 목사를 비롯해, 교회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었다. 이유는 횡령 및 배임혐의. 그러나 상황은 기자회견 당일 급반전됐다. 조 목사는 그날 오전 방인성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장)와의 단독 면담에서 3가지를 약속했다.

내용은 이렇다. ▲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취임 50주년이 되는 2008년까지 후임자를 선정하고, 2009년 2월 담임목사직과 당회장직에서 물러나며 ▲교회 재정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교회의 주요 결정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교회와 관련된 주요 기관들의 인사에서 누구도 특혜 받지 않고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었다.

위 내용은 조 목사가 개혁연대에 직접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후임자 선정 문제만 지켜졌을 뿐,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조 목사의 친정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것이 개혁연대의 판단이다.

개혁연대는 친·인척 등용 외에도 재정 사용 부분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개혁연대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06년 조 목사가 당회(실행위원회)에서 180억원 사용을 요청했고 당회는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개혁연대는 이와 관련, 교회의 재산은 모든 교인의 것이므로 이들의 총의가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조 목사가 운영위원회에서 설명했다는 것만으로 180억원이라는 거액이 집행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별 일 아니다, 지켜봐 달라"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의 등기부등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의 이름이 보인다. '미합중국인 조사무엘민제'라고 돼 있다.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의 등기부등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의 이름이 보인다. '미합중국인 조사무엘민제'라고 돼 있다. ⓒ 뉴스앤조이 이승규
개혁연대는 이런 내용을 담아 지난 2월 2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질의서를 보냈다. 그리고 교회 쪽은 3월 9일 답변을 보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답변서를 통해 "재정 집행은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교회에선 국회 상임위원회에 해당하는 42개 분과위원회에 모두 554명의 장로들이 소속돼 교회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특정인이 재정을 독단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친·인척 문제에 대해서도 "전체 교직원 1500여명 중 친·인척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교회 인사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임명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노승숙 회장과 조민제 사장, 김성혜 총장님의 경우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오랫동안 신문사와 대학에서 각각 일해 온 분"이라고 했다.

조 목사가 당회에서 180억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국민일보>가 (재)국민문화재단으로 소속되면서 적자 재정 상태를 공익재단에 물려줄 수 없어 평생구독권의 마이너스 부분을 교회가 보전해주기 위해 한 조치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평생구독권의 경우 실시 당시와 달리 은행금리가 많이 내렸고, 배달비와 지가 인상 등으로 처음 예측했던 미래 가치가 급격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혁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이 앞으로 한 달 내에 위 문제와 관련, 성의 있는 답변을 해주기를 원한다고 했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을 경우 개혁연대는 지난해 제기하려던 문제들을 중심으로 다시 검찰에 고발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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