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건(안동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이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의 '3불정책'(본고사ㆍ기여입학제ㆍ고교등급제 금지) 폐지 요구와는 다른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권 회장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3불정책이 아직까지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했지만, 사립대총장협의회 결정과는 정반대의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은 사립대총장협의회 158개 대학을 포함해 전국 208개 대학을 회원사로 하고 있는 공식 협의체다.
권 회장은 "어제(22일) 사립대총장협의회에서 3불정책 폐지를 요구하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사립대총장협의회는 (대교협) 전체 모임이 아니라 일부 이사들의 모임이고 의견"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또 "대교협은 원칙적으로 3불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사립대학이 집단적으로, 대교협의 80%가 3불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대교협 기본정책과 서로 견해차이가 발생했다"며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 회의를 거쳐 신중하게 공식입장을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교협 기본정책은 '3불정책' 유지... 입장 변할까
대교협은 지난 2005년 7월 서울대로부터 시작된 '본고사 논쟁' 때도 3불정책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대교협 회장단은 "국민정서나 계층 간 갈등의 소지가 있고 교육의 형평성과 관련해 정부가 금지하고 있는 '3불정책'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 "대학은 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성적과 수능 성적을 기본 전형자료로 하고 가능한 한 학생부의 실질적인 반영비율을 높여 고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권장한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본고사 부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며 "논술고사가 본고사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교협의 기본정책은 변함없지만, 전체 회원 대학의 75%를 차지하는 사립대총장협의회가 3불정책 폐지를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권 회장은 "사립대총장협의회가 대교협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정리하기는 어렵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권 회장은 "아직 회장단이나 이사회 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며 "조만간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