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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셀레나가 증언을 하다 엎드려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셀레나가 증언을 하다 엎드려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 박지훈
한 참석자가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들의 증언을 듣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참석자가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들의 증언을 듣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박지훈

"기계에 손이 잘렸을 때 아주 아팠어요.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막막했어요. 너무 아파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셀레나씨는 서투른 한국말을 이어가다 예전의 끔찍한 기억이 떠오르는지 주저앉고 통곡을 했다.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돈 기자회견장에서는 산업재해로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등 신체에 큰 부상을 입은 이주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23일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이하 외노협) 소속 이주노동자들이 기자회견에 나서 자신들의 인권 현실을 알리고 ▲피해자 가족에 대한 국가배상 ▲화재참사 재발방지 대책 수립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지난 20일부터 한국기독교회관의 기독교협의회에서 정부의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기자회견도 회관건물 앞에서 이루어졌다.

회사가 보상금 가로채... "어떻게 집에 갈지"

지난해 11월 작업 도중 손이 3분의 2 가량 절단된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무하마드 자우하르 반단씨는 "산업재해 보상을 안 해줘 집에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외노협 사무처장 우삼열 목사는 "인권단체들의 항의로 나중에 근로복지공단이 반단씨에게 보상금을 줬지만, 통장을 회사가 갖고 있어 반단씨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확인 결과 통장에 들어온 돈 일부를 회사에서 썼다, 이는 명백한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 7월 합판 더미에 깔려 한 쪽다리 허벅지 부위가 절단된 중국동보 김종육씨는 자신의 다친 다리를 내보이며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서러움을 호소했다.

외노협 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여기서 흘린 이주노동자들의 눈물과 통곡을 정부가 닦아 줄 수 없다면 한국은 인권후진국"이라며 "보상보다도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한국말이 서투른 이주노동자들에게 제대로된 교육 없이 작업 지시만 한 것이 결과적으로 산재를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노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우선적으로 미등록 상태에 놓인 이들에 대한 합법화 조치를 시행해 기본권을 보장하고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합법화 조치가 이뤄지면 산업안전보건법상 매월 2시간 이상의 산업안전교육 실시 규정과 연 1회 건강검진 실시 규정이 모든 이주노동자들에게 적용돼 안전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는 23일 오전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피해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촉구했다.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는 23일 오전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피해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촉구했다. ⓒ 박지훈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는 23일 오전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피해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촉구했다.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는 23일 오전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피해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촉구했다. ⓒ 박지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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