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논문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대체로 특정 분야 학자들로 모인 학회의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학회의 학술지에 실린 연구논문들과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공개하고 있으며, 다운로드도 허용하고 있다. 학회 회원제와 비용지불 같은 제한 없이 연구논문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학 분야 대표 학회인 '한국정치학회' 홈페이지(www.kpsa.or.kr)에서는 해당 학술지의 논문들을 다운로드 할 수 없으며 열람도 할 수 없다. 오로지 정치학회 회원들에게만 접근을 허용한다. 홈페이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가장 완화된 회원자격인 준회원의 경우에도 '대학원생 이상으로서 전임강사 및 박사학위 소지자 등의 정회원 2인 이상의 추천과 상임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결국 일반인들이 한국정치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논문에 접근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치학회 관계자는 "현재 정치학회보에 게재된 논문들은 계약을 통해 누리미디어(www.dbpia.co.kr)라는 인터넷 학술자료 유통업체에서 관리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학회 홈페이지에서 일반인들에게 무분별하게 접근을 허용하면 저작권 관련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홈페이지 관리의 어려움이 있어서 현재로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논문 공개 및 다운로드 서비스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누리미디어(DBpia) 관계자에 따르면, "DBpia는 논문의 인터넷 유통만 관리할 뿐이며 논문의 저작권은 여전히 학회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홈페이지 관리의 현실적 어려움'이라는 이유 또한 다른 사회과학 분야의 학회 홈페이지에서는 논문의 자유로운 열람 및 다운로드를 일반인에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요 정부 부처에서만 3년 간 5000만원 가까이 지원받아
사회과학 분야의 주요 학회들인 한국행정학회(www.kapa21.or.kr), 한국정책학회(www.kaps.or.kr), 한국언론정보학회(www.kacis.or.kr) 등의 홈페이지에서는 별도의 절차 없이 일반인들이 개인 컴퓨터를 통해 누구나 접근하여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을 검색할 수 있으며,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물론 학회는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의견만 반영한다고 해서 이에 대해 외부인이 문제제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요학회들은 교육인적자원부 산하기관인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한국정치학회는 지난 3년간 학술지발행 명목으로 2222만원, 학술대회개최 명목으로 1750만원 등 3970만원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이것은 학술진흥재단에서만 지원한 금액이고, 2005년 정치학회 학술대회에 외교통상부에서 1000만원을 지원한 예에서 보듯 다른 정부부처의 지원액까지 합하면 지원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학술지 발행과 관련해서 보면, 일반인들에게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논문을 공개하고 있는 한국행정학회, 한국정책학회 및 한국언론정보학회는 한국정치학회보다도 더 적은 비용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에서는 학술자료 유통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각종 학회들의 논문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가정, 회사 등에서 정치학회 논문을 보기 위해서는 학술자료 유통업체 홈페이지에서 논문당 3000~4000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순수학술단체'라는 설립취지와 '정치학 및 이에 관련된 학문의 연구, 조사, 발표 및 보급을 도모'한다는 정치학회 정관에 규정된 목적에 맞게 순수한 학문의 열매들을 다른 사회과학 학회들처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과 공유하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