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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르트 피르커씨는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의 의장이다. 전직 수학교사인 그는 1990년 기독교민주당출신으로 오스트리아 국회의원이 되었다. 지난 1999~2004년 유럽 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던 피르커 의장은 2006년 12월 다시 의원이 되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7일 로마 협정 50주년(1957년 3월 25일 유럽연합 출범을 선언한 협정)을 기념하는 회의에 참석한 그를 신라호텔에서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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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자회담 당사국이 아니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그리고 도와달라고 요청받는다면 우리는 북핵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후베르트 피르커 유럽연합 한반도 관계 대표단 의장은 지난 2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는 북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한국인들이 원한다면 촉진자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회원국인 영국·독일 등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대북 인도적 지원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북한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피르커 의장은 오는 6월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에게 문제는 북한 정권에 대한 압력과 북한 주민에 대한 도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인권 문제에서 진전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지원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그는 정치적 관점에서 이 공단을 평가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거기서 일하는 1만2000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서구에 대한 진짜 정보를 알게 되면 북한 정권의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협상이 시작될 한국-유럽연합 FTA에서 개성공단을 제외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개성공단을 특별히 제외할 필요가 없다, 개성공단 생산품은 유럽연합 전체 수출품에 비하면 대단히 적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개성공단 투자 추천한다"
-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은 언제 설립되었고 목적은 무엇인가?
"유럽연합과 한국과 관계의 중요성 때문에 지난 2004년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대표단이 만들어졌다. 유럽연합은 한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고, 또 한국의 두 번째 큰 수출시장이다. 대표단은 모두 24명인데 다양한 분야의 출신들로 구성됐다. 대표단 대부분은 동북아시아와 관련된 경험이 있다."
- 유럽연합은 북한 문제에서 강한 원칙을 고수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유엔결의안에 따라 대북제재를 지지하지만 동시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한다. 이는 유럽연합이 한국 관련 문제에 강하게 개입되어 있지 않아 더 폭넓은 정책적 여지가 있기 때문 아닌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볼 때 모두가 북한과 관련되어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가진 최후의 공산주의적 수용소 국가다. 이는 전 세계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풀기위해 전 국제사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특히 한국 친구들로부터 이 문제 해결에 좀 더 정치적으로 개입해 줄 것을 요청받고 있다. 우리는 6자회담 당사국이 아니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그리고 도와달라고 요청받는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식량 안보를 통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돕고 있고 사태 전개에 어느 정도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북한 정권 스스로에 의한 북한의 발전에 달려있다. 우리에게 문제는 북한 정권에 대한 압력과 북한 주민에 대한 도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 유럽연합 국가들만 평양에 NGO 대표단을 상주시킬 수 있도록 허가받았었다. 그러나 북한은 2년 전 대부분의 NGO들을 쫓아냈다. 그 이유가 무엇이며 앞으로 유럽연합 NGO들이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있는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도움을 원한다. 이것은 새로운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민주적인 방향으로 몇 가지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인권 문제에서 진전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지원할 수 있다."
- 유럽연합은 평화·비확산·인권 등의 문제에서 국제적 기준을 적극 장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서 북한과 협상은 이 정권을 합법화시키고 인권 문제를 무시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두 문제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우리는 항상 국제사회가 가는 방향과 같이 간다. 제재가 실시되면 유럽연합 나라들은 제재를 따른다. 우리는 이 끔찍한 정권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압력을 가했다. 지난해 10월 북한 핵 실험 뒤 유럽 연합은 최고위급 수준에서 북한에 대한 직접 성명을 냈고 제재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북한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것은 또 국제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 유럽은 옛 소련권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헬싱키 프로세스의 경험이 있다. 이것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가?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북한은 매우 다르다. 누구도 최고의 전략을 모르고, 모범 사례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끔찍한 정권 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방법의 문이 열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결국 북한에게 달려있다."
- 한국·중국·미국·일본은 북핵 문제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고 이것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유럽연합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 우리는 이 과정에 좀 더 적극적이 될 것이다. 만약 한국인들이 촉진을 원한다면 우리는 촉진자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유럽연합 내의 서로 다른 회원국들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경험을 가지고 다소 부드러운 방식으로 할 것이다. 만약 필요하고 요청받는다면 우리가 유럽연합에서 가졌던 경험으로 도움을 줄 것이다."
- 유엔 결의안 1718호에 따라 유럽연합은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을 금지했다. 또 핵개발과 관련된 상품 거래 및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산을 동결했다. 북한의 이에 대한 반응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유엔 안보리의 결의는 전폭적으로 지지받고 있다.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만약 당신이 북한의 고위급 공산주의자들을 위한 특별한 물품을 가지고 있다면 제재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것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이것은 일반인들에게 북한 정권 대표자들을 겨냥한 제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개성공단에 대한 유럽연합의 생각은 어떤가? 유럽연합 국가들은 개성에 투자하는데 관심이 있는가?
"나는 추천한다. 나는 지난해 11월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개성공단은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다. 현재 북한 사람들과 외부 세계 사람들 사이에는 아무런 통신 수단이 없다. 외부 세계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아무런 시스템도 없다.
아마도 개성공단은 최초이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에서는 1만2000명 이상이 일하고 있고 이들은 진정한 외부 세계를 본다. 만약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것이 우리나라 바깥세상의 현실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이것은 매우 부드럽고 느린 과정이다. 만약 그들이 서구에 대한 새로운 진짜 정보를 알게 된다면 북한 정권의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는 비록 돌 한 덩이지만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한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FTA가 논의될 것이다. 한미FTA 쟁점 가운데 하나가 개성에서 생산된 상품의 원산지 문제다. 유럽연합도 FTA에서 개성 생산 물품을 제외하고 싶은가?
"한국-유럽연합 FTA에서 특별히 개성공단을 제외할 필요는 없다. 개성에서 생산된 물품의 양은 유럽에 수출되는 상품 양과 비교할 때 매우 적다. 이것은 매우 작은 문제다."
- 유럽연합의 기업들이 개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가?
"지금까지 개성공단에 대해 논의해본 적이 없다. 이것과 관련된 어떤 문제도 예상하지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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