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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성북구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 개소식 모습
지난달 30일 성북구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 개소식 모습 ⓒ 허윤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은 이주노동자와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국제결혼으로 들어온 외국인 여성들은 이 사회의 한국인으로 정착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언어적 장벽, 가정폭력, 자녀 양육의 한계, 재정적 불안정, 부부간 나이차이…. 이들이 혼자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의 나이차가 심하며, 특히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의 여성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숫자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담을 통해 파악되는 자녀들의 경우, 대부분 일상적인 음식의 섭취는 물론이고 교육의 기회에서마저 소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부적응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회 전체의 건강에도 장애 요소가 될 것입니다.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도 이들이 한국에서 이룬 가정을 돌봐야 합니다. 이들이 이 사회에 잘 적응하며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봐야 합니다.

ⓒ 인권실천시민연대
한국에 결혼이민 여성의 친정을 만듭시다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를 여성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이 센터의 가장 큰 목적은 외국인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 사회의 일원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북돋우는 것입니다.

센터에서는 외국인 여성들이 당면한 문제 중 가장 큰 고통인 가정폭력 문제를 상담합니다. 가정폭력 문제를 개인의 가정사로만 치부하여 눈을 돌린다면 그 사회가 건전해 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정폭력으로부터 몸을 피할 쉼터를 마련하고, 심리 상담을 통해 정서적 치료와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스스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위축된 삶이 아니라 스스로의 일을 찾고, 일을 통해 자신의 성취감을 배양하여 가정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스스로 하고,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한국어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어 습득은 결혼 이민자 여성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요소입니다. 한국말을 빨리 익혀 원활히 의사소통을 하고, 한국문화, 특히 생활 풍습을 익혀 제사나 차례 등 명절예법을 익히게 함으로써 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풍습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럴 때 심리적 이방인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여성들은 경제적 가난 속에 자녀양육 및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고 있어 자녀들이 성장장애, 심리적·지적·육체적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욱이 여성들이 어린 경우 부모로부터 배웠어야할 육아 보육의 기회가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센터가 이 여성의 친정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영·유아들의 건강관리, 인지발달 심리치료, 유치원생들의 학습지도와 또래 형성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게 하고, 예·체능 교육을 통해 일반 아이들과 뒤쳐지지 않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여성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자녀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사실 외국인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자녀들이 이 사회의 혼혈아로서 소외체험을 받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자녀들이 한국어와 어머니의 모국어를 배움으로써 2개국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한국어 습득이 높아질 때 한국어 습득이 늦은 어머니와의 의사소통에 장애가 올 수 있고, 이는 자녀 교육에 커다란 장애요소가 됩니다. 외국인 여성의 자존감을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것을 다 버리고 이 사회에 흡수 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에 대한 원어민 선생님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권실천시민연대
결혼 이민여성, '이방인'이 아닙니다

이제 결혼이민자 가정이 안고 있는 어려움들이 이 사회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외모는 다르지만, 어찌됐든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땅에서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너그러운 한국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여러 어려움에 힘든 상태이지만, 이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쓴 허윤진 신부는 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주노동자와 가족, 자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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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는 1999년 7월 2일 창립이후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국내외 인권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권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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