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이 소속돼 있는 의료연대회의는 6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의료법 개악 반대! 의료산업화 저지! 한미FTA 무효화! 국민건강권 쟁취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투쟁결의대회는 노조·시민단체가 4월 7일 제35회 보건의 날, 제59회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현재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이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그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의료연대회의, 보건의료정책 베스트 5, 워스트 5 발표
본격적인 투쟁결의대회에 앞서, 의료연대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의료연대회의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보건의 날을 맞아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한다면 의료법 개악을 중단하고 한미FTA 협상을 전면 무효화하라"고 강력히 촉구한 뒤, 지난 2주 동안 진행한 '참여정부 4년 보건의료정책 평가와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한 정책 베스트 5, 워스트 5'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보건의료정책 전문가, 교수, 보건의료 담당 기자, 각 시민단체 담당 활동가 등 200명이 참가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국민건강에 기여한 정부 정책 베스트 5는 ▲중증질환 본인부담 경감 ▲건강보험 적용 확대 ▲본인부담상한제 도입 ▲노인요양제도 도입 ▲어린이 입원비 지원 등이다.
또한 워스트 5에는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자치도 내 의료시장개방 ▲의료법 개악 ▲한미FTA 협상 ▲외국 영리병원 개설 주체를 국내 법인까지 확대하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악 ▲잘못된 의료급여제도 개악 등을 꼽았다.
의료연대회의는 베스트 5, 워스트 5 발표에 이어 ▲정부가 약속한 공공의료 30% 확대와 4조3천억원 예산확보 통한 공공의료 강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합의사항인 건강보험 유형별 수가계약 이행 ▲민간의료법 제정 ▲전 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과 의료전달체계 확립 ▲무분별한 병상증축 억제와 병상허가제 도입 등에 대한 세부 추진 계획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의료연대회의는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투자 BI'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 날을 맞아 "5천만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로 본격적인 건강투자 개막을 알리는 '건강투자 BI'를 선포하고 이와 관련된 로고와 슬로건, 그리고 국민이 지켜야 할 건강수칙 5가지와 버려야 할 건강수칙 5가지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회의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투자핵심사업'도 좋지만, 우리에게 더 시급한 것은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고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의료법 개악을 중단하는 것과 국민건강권을 훼손시키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강요하는 한미FTA 협상을 무효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연대회의는 마지막으로 "의료산업화 정책을 폐기하고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보건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법 개악 중단, 한미FTA협상 무효화 투쟁 본격 시작"
바로 이어 조은숙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의 사회로 본 행사가 시작됐다.
박표균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장은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좌'로 가라고 했는데 자꾸 '우'로 가서 교통사고가 나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증 하나로 모든 의료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얼마 전 부모님 건강검진 때문에 비용을 알아봤더니 200만원에서 450만원까지 나왔다"며 "대학병원은 건강검진 보험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비용이 사용자 마음대로 하게 돼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국민건강보험은 붕괴돼서 돈 있는 사람들만 치료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아픈 사람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의 첫 시작"이라며 "이후 의료법 개악 중단, 한미FTA 협상 원천 무효화를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대회사가 끝나고,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율동패 '하늘연'이 '새날', '오솔길'에 맞춰 즐거운 율동을 선보였다.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격려사에서 "민주노총이 매일 12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허세욱 동지의 쾌유를 빌며 중식집회를 하고 있다"고 말한 뒤 "허세욱 동지의 뜻을 이어, 한미FTA 협상 타결로 민중생존권을 파탄내고 의료법 개악으로 의료양극화 심화시키는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자"고 말했다.
이후 집회참가자들은 종묘공원까지 행진을 진행하면서 '의료법 개악 중단, 한미FTA 협상 무효'를 외치며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보건의 날을 맞아 건강투자에 대한 국민보고대회에 이어 보건의료분야 유공자를 포상하고 금년도 보건의 날 주제인 "건강 안전을 위한 국가간 협력(Internation health security")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하여 6일 오전 10시 서울문화교육회관에서 보건의료단체와 유관기관 종사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열었다.